국회 김관영 의원은 전북 뿐 아니라 국회 동료 의원들이 인정하는 전도유망한 정치인이다. 대화와 타협에 능통하고 율사출신으로서 입법 활동도 왕성하다는 평가다.

19대 국회에 입성할 때부터 당 대표 비서실장, 당 수석대변인 등을 역임하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대 국회에선 국민의당 전북도당위원장을 역임, 현재 원내수석부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런 그가 최근 ‘카지노 국회의원’이라는 곱지 않은 꼬리표를 달게 됐다. 현재 개발 중인 새만금에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 건설을 골자로 하는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등 해당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 사회계는 법률안 마련 단계부터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에 대한 부정 여론 확산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김관영 의원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법률안 통과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북의 먹거리를 마련하고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김 의원이 법률안을 준비하고 제출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던 과정과 그의 고민을 들었다.



△법률안을 준비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주신다면

수 년 째 선진국 문턱에서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저출산·고령화 위기는 미래 한국의 청사진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대기업·제조업 중심의 성장방식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관광·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통해 전북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도모해야 할 때다. 동 개정안은 이를 위한 고민을 담은 것으로써, 미래한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첫 단추가 돼 줄 것이다.

△법률안 국회 통과까지, 험로가 예상되는데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게 되나?

지난 17일 여야 두루 45명의 적지 않은 국회의원들의 참여 속에 국회에 발의를 했다. 앞으로 동 법 담당 상임위원회인 국토위원회에 할당되어 해당 상임위 위원님들이 일차적인 심사가 진행될 것이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종 법 개정이 완성된다. 논의를 돕기 위해 오는 30일 관련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겠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다수가 법률안에 서명한 게 눈에 띄었고, 더민주 소속 의원들도 다수 포함됐다. 어떻게 설득했나?

진심은 통한다. 그리고 그 절실함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 같다. 법 개정안을 마련해 의원님들께 친전을 돌렸다. 친전에 새만금복합리조트 비전과 외자유치를 위한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진정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었다. 오가다가 만나는 의원님들께도 설명을 하고, 앉은 자리에서 공동발의 수락을 기다리지 않고 일일이 방문해 직접 만든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여드리면서 직접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발의 일정에 밀려 미처 공동발의를 못하신 분들의 아쉬움도 들었고, 비록 참여를 못했지만 적극적인 공감대를 말씀해주신 분들도 많았다.

△전 단체장들도 카지노 유치를 추진했다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다. 이번 법률안 추진과 관련해 다소 무모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그간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 투자 유치를 시도했던 여타 지자체와 새만금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새만금은 특정 지자체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중 양국 정상이 누차 확인한 환서해안 시대 대한민국의 도약의 발판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새만금은 여타 지역들의 내국인 인접성과 기타 개발 여건 대비 불모지와 같다. 수 십 년째 지지부진한 새만금에 선택과 집중 그리고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그것이 바로 이번 법 개정에 동력이 되어줄 것이라고 본다.

△카지노 국회의원이라는 꼬리표, 예상은 했나?

누구도 앞장서지 못했던 길을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가야하는 길이라면, 더 늦기 전에 첫 발을 내디뎌야만 한다는 것을 알기에 길을 나섰다. 카지노 국회의원의 꼬리표는 불가피하겠지만 그것이 부끄럽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많은 분들의 우려와 질타가 있다. 더 알찬 새만금복합리조트를 건설하기 위한 양분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모든 새는 양 날개로 날듯이 더욱 알찬 새만금복합리조트 건설을 위해 향후 찬반 진영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 새만금에 카지노를 유치하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은 없었나?

새만금은 드넓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고, 담고 싶은 것이 많다. 그러나 세계적인 장기 경제 침체에 선뜻 투자의 봇물을 틔우지를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나 몰라라 하고 사기업들에 억지 투자를 강요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삼성이 대표적이다. 또한 그렇다고 국민 혈세를 동원해 SOC 개발만 하는 것은 한계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시대에 맞지 않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의 선례는 시사 하는 게 많다. 결국 시대에 맞는 투자 방향과 외자유치가 적합하다. 5년간 생산유발효과 23.5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8.9조원, 창출 일자리 23만개 등 새만금복합리조트에 외자 10조원 유치를 위해 일말의 고육지책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체 면적의 3% 이내로 시설 규모를 제한하고 강원랜드 대비 내국인 출입·배팅 관련 규제를 크게 강화할 것이다.

△샌즈사가 10조원 규모 투자를 제안했다는데 의문을 갖는 목소리도 있는데

세계적으로 신망 받는 관광레저 그룹의 매우 구체적인 투자 제안이 실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규모와 신뢰도가 충분하기 때문에 내국인 출입가능 카지노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오랜 기간 업계는 물론 정부 당국자들과 논의 끝에 법 개정을 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복합리조트 건설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샌즈사가 싱가포르에 건설한 마리나 베이 샌즈의 경우 개장 전후 경제성장률을 14.8%나 끌어올렸다.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효과가 기대된다. 앞서 설명했듯이 5년간 생산유발효과 23.5조원, 부가가치 8.9조원, 창출 일자리 23만개가 기대되는 가운데. 관련 연구에 따르면 시행 이듬해 약 40% 가량의 건설 자금이 국내에 돌 것이라고 한다. 산술적으로 계상해보면 약 4조원이다.또한, 새만금복합리조트 건설 계획이 확정되면 새만금MP에 입각한 SOC 구축에 대한 정부의 투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환경 개선에 따라 후발 투자도 급증할 것이다.

△도박중독자 양성 등 사행성 사업에 대한 우려 불식 방안은?

카지노에 대한 우려에 대해 상당부분 공감한다. 그러나 핵심은 카지노의 문제가 아니라 엄격하지 않은 규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마리나 베이 샌즈 카지노 규제 담당 싱가포르 공무원이 100명 이상인 반면 우리나라의 강원랜드 규제 담당 문화부 공무원이 3명에 불과하다. 실효성 있는 규제를 마련해, 강력하게 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실상의 규제장치가 부재한 강원랜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선 담당 공무원 수를 100명 이상으로 늘이고, 감독기구를 신설해 체계적이고 강력하며 실질적인 규제를 집행해야 한다. 9천원에 불과해 입장 저지력이 없는 강원랜드의 입장료 사례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 최소 10만원 가량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연 중 입장 일수와 배팅한도를 정하고, 사회적 취약계층과 인근 지역주민 출입은 애시당초 금지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법 개정안 국회 발의를 계기로 이를 공론화해 더욱 많은 분들의 참여 속 더욱 알찬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길 기대한다.

△국부유출과 강원도 폐광지역 배려 논란에 대한 해법은?

우선 이익금 중 25%를 폐광지역과 새만금 발전을 위해 사용하도록 의무조항을 마련했다. 또한 외자투자에 따른 국부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익금의 일정 부분이상을 국내에 재투자 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안에 반영했다. 수익금으로 기금을 조성해 강원도를 우선 배려한 가운데 각 지역에 안배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새만금복합리조트는 새만금 일대의 혁신과 전북지역 발전에 그치지 않고 동서통합과 지역균형발전을 이끌고 환서해안시대를 주도할 대한민국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그동안 의정활동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

우리나라 세법이 소득재분배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득양극화 해소는 시대의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14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토론을 통해 상속세법 부결을 이끌어 낸 것을 주된 성과라고 본다. 당시 개정안에는 가업상속공제의 공제 혜택을 크게 늘이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실상 부자감세였다. 이미 여야 지도부가 국회통과를 합의해 포기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단 5분. 당론을 뒤집어 달라고 설득하기에 매우 부족한 시간이었다. 단 5분을 위해 며칠 밤낮을 준비한 기억이 이제 추억이 됐다. 본회의에서 예산부수법안이 부결된 일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국회사에 기록됐다. 개별 의원들의 당론에 의해서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토론과 결정을 한 의회민주주의의 희망을 엿봤다는 평가도 있었다. 또한 새만금에서 시작해 새만금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 역시 뿌듯하다. 19대 국회 첫 해 새만금 특별법 제정하고, 새만금개발청을 출범시켜 속도감 있고 체계적인 새만금 개발의 구심점을 만들어냈다.

△ 끝으로 도민께 한 말씀.

우선 도민의 지지와 참여 속에서 힘 있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오랜 시간 누적된 홀대 속에서 전북이 많이 낙후돼 있다. 현재의 낙후가 더 큰 도약을 위한 움츠림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잠재력과 자원이 있다. 이를 잘 활용하고 후대에 더 살기 좋은 내 고장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

MICE 산업과 새만금

마이스 산업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박람전시회(Events & Exhibition)를 융합한 새로운 산업을 말한다. 이는 좁은 의미에서 국제회의 자체를 뜻하는 ‘컨벤션’이 회의, 인센티브 관광, 각종 전시박람회와 이벤트 등 복합적인 산업의 의미로 해석되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마이스 산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유발, 대외수지 적자 만회 등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관영 의원은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해 새만금 복합리조트 건설을 착안했다. 경제 성장의 패러다임이 복합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를 벤치마킹했다. 마이스산업 육성으로 싱가포르 경제성장률은 2009년 -0.8%에서 2010년 14.8%로 급증했다.

김 의원은 지지부진한 새만금 사업과 낙후된 전북 경제의 반전 계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2020년까지 새만금 부지 73%를 매립해야 하지만 현 공정률은 20%에 불과하다.

그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사의 전략만 따라가도 새만금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확신한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복합리조트 도입으로 15년 예상한 해안개발을 4년만에 완료했다.

김관영 의원은 특히 “새만금특별법 개정의 골자가 본말전도 돼 있다”며 “핵심은 복합리조트 건설을 통한 마이스산업 육성이다. 카지노 때문에 주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 강영희기자 kang@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