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04월04일 19:39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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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위협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경우 그러한 개인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의 특징적인 증후군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안타깝게도 전쟁의 수행과정에서 발전한 질병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8세기 나폴레옹 전쟁, 19세기 미국의 남북전쟁, 20세기 1,2차 세계 대전 등 여러 가지 전쟁 과정에서 발견한 병사의 증상과 징후를 토대로 전쟁 참전 병사의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이 기술되기 시작하였고, 1970년대 베트남 전쟁 이후 참전 병사들의 일련의 증상들을 관찰하면서 의학적인 진단체계가 성립되었다. 1980년 이전에는 전쟁 참전 병사들의 전쟁 후 특이 증상을 스트레스에 취약한 개인적인 문제로 여겼으나 이후부터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큰 외상은 누구에게나 신체적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련의 증상들은 외상 사건을 현실 생활에서 다시 겪는 ‘재경험’과 그 사건과 연관된 자극에 대한 '회피'와 ‘감정적 둔마’ ‘반응 마비’, 외상사건 전에는 없었던 신체적 ‘과각성’ 증상이다.



재경험은 참혹한 현장에서 겪었던 일들이 회상이나 악몽으로 현재 다시 일어나는 것처럼 외상 사건이 재현되는 것이다. 즉, 사건에 대한 생각, 감정, 이미지, 기억들이 자신도 모르게 드러나는 것으로, 이런 기억이나 정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사람은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되며 공황상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재경험하는 사람들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불쑥 들어오는 반복적이고 침입적인 회상으로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회피는 외상 사건과 연관되는 장소와 사람, 행동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다. 또한 사건과 관련되는 생각과 느낌, 사건을 떠올릴 수 있는 대화를 꺼리는 것도 회피의 일종이다. 충격적인 경험을 회상하게 만드는 다른 경험을 피하려는 노력은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고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좋은 듯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습관적이고 만성적 회피는 외상 이전에 일상생활에서 즐겁고 유쾌했던 활동들에 대해서도 흥미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등의 감정의 둔마가 올 수 있다. 결국 다른 사람들로부터 소외감을 강하게 느끼며 사회적 고립은 더욱 심해져서 이전 보다 더욱 피폐한 삶을 살게 된다. 일종의 회피기제인 술은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의 위험에 노출 된다



과각성은 자율신경계의 과도한 흥분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으로 지나치게 과잉반응을 보인다. 주변 환경에 대해 경계태세를 갖추고 사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분노를 표현하고 자기 파괴적인 난폭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과도한 경계를 하거나 작은 자극에도 과장된 놀람 반응을 보이며 수면 장애가 잘 나타난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지진, 홍수, 해일 등의 자연재해와 테러, 대형사고 등의 인적 재해들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일반시민에게도 중요한 정신질환의 하나가 되었다. 외상을 겪은 사람은 기존에 자신이 가졌던 안전감, 신뢰감, 존중감, 친밀감과 관련된 믿음들이 변하게 된다. 특히 신체적 장애가 남는 외상 경험은 더욱 더 큰 자아개념의 부정적인 변화를 야기 시킨다. 이는 자신의 가치를 폄훼하며, 자존감을 손상시키고, 자신에게 무력감을 갖게 한다. 그래서 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먼저 환자의 환경적 신체적 안전을 확보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 치료자와 환자의 신뢰관계가 형성된 후 외상 기억에 대한 접근을 시도해야 하며, 치료의 속도는 환자의 개별 차이를 고려하여 서서히 진행해야 한다. 너무 빠른 외상 기억에 대한 접근은 다시 외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와의 치료를 통해서 외상으로 인한 2차적 문제를 예방하고 사회에 복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