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문화, 마을, 사람 그리고 길이다. 웰빙시대를 맞아 주변의 자연생태와 문화·건강을 테마로 한 길 걷기가 전국적으로 유행이다. 전북의 경우 14개 시군에 한 곳씩 14개 둘레길을 조성하거나 예정 중에 있다. 변산의 마실길을 비롯해 대표적 길들을 알아보자.
◇진안 마실길
고개 너머 마을을 잇는 진안 마실길은 진안땅 마을과 사람을 잇는 역할을 한다. 마을길과 숲길, 물길, 논길, 옛길, 고갯길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마실길이 진안 마실길이다. 전체 215.56km, 총 16개 구간으로 조성된 진안 마실길은 116마을과 40고개를 경과한다. 현재. 백운면의 신광재 가는 길(18.94km), 고개너머 백운마을길(7.89km), 백운면과 성수면을 가로지르는 내동산 도는길(12.04km), 성수면의 섬진강 물길(7.37km), 성수, 마령, 부귀면을 통과하는 고개너머 마령마을길(11.62km) 등 총 1~5구간 57.86km가 완성된 상태다.
진안마실길엔 특이한 색의 깃발이 눈에 띈다. 마실길을 안내하고 돌이나 도로위에 표시된 깃발, 화살표가 온통 노란색이다. 노란색은 진안인삼과 홍삼, 마을과 사람, 오래된 고개를 의미한다.
1구간인 신광재 가는길은 영모정-하미치-노촌호를 거쳐 신광재-산전으로 이어지며 총 6시간 45분이 필요하다. 시원한 노촌호와 드넓은 산광재, 탁트인 시선이 마실길 내내 마실꾼을 설레이게 한다. 넉넉한 바람결에 도시락을 꺼내먹으면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신선함이 후식이다. 2구간인 백운마을길은 신전에서부터 닥실고개를 거쳐 원덕현까지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아기자기하고 정감있는 이 길은 세 개 고개를 넘으며 만나는 마을과 최상류 섬진가변길, 백운 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등 백운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구간이다. 내동산을 남서 방향으로 반바퀴 도는 3구간 내동산 도는 길은 과거 땔나무와 먹거리창고 역할을 했고 현재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는 코스다. 백운사람들이 숱하게 넘나들었을 구신치와 구신리 들판이 건재하고 있다. 섬진강을 중심으로 도통천과 달길천으로 나눠 지는 물길 구간 제4구간 섬진강 물길은 2시간30분으로 진안마실길 중 가장 평탄하고 포장도로 비율도 높다. 중평에서 시작된 마실길은 좌우로 논밭을 보며 49번, 55번 국가지원지방도를 터널로 가로질러 산주와 언도통을 지나 섬진강에 이른다. 섬진강을 건넌 후 강변길을 따라가면 풍혈냉천과 양화마을을 만날 수 있다. 이어 기다리고 있는 5구간은 고개너머 마령마을길로 2구간 못지않게 고개와 마을이 이어지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마실길을 만나는 구간이다. 성수면과 마령면, 부귀면까지 세 개 면을 지나며 아우른다. 오암에서 시작된 마실길은 황소마재에 올라 지난온 길과 지나갈 길을 조망하게 한다. 고개와 마을의 재미난 숨바꼭질이 이어지다 어느새 판치저수지의 눈부신 물결 앞에 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판치재를 넘어서면 서촌과 외판치가 나오면서 5구간은 끝을 맺는다.
이와 함께 앞으로 조성될 진안 마실길은 마을·사람·땅이 가진 문화와 이야기 및 경관을 조사발굴하고 표현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며 진안사람들이 인식하고 걷고, 자랑하고 활용하는 마실길을 만들 예정이다.
지난 2007년 (사)숲길이 지리산 자락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옛길의 흔적을 되살려 만든 지리산길은 지리산생태보전과 함께 끊어졌던 길을 잇고 보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북, 전남, 경남 등 지리산을 둘러싼 3개도의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읍면 80여개 마을을 잇는 300km의 이 길은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마을길 등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연결해 완성된 길이다.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에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다. 한 땀 한 땀 이어진 길은 찾는 바쁜 일상을 보낸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미학과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소외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주민과 이방인이 함께 지리산에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리산길은 주천-운봉-인월-금계-동강-수철 등으로 이어진다. 주천-운봉 구간은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서 운봉읍 서천리를 잇는 14km의 길. 지리산 서부능선을 타고 가며 해발 500m의 운봉고원의 너른 들과 6개 마을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구룡치와 솔정자를 잇는 회덕~내송까지의 옛길(4.2km)은 길 폭도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어 솔숲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운봉-인월 구간은 총 9.4km구간이다. 운봉읍 동천리에서 인월면 인월리를 잇는 이 길은 너른 운봉들녘을 따라 지리산 서부능선과 백두대간을 조망할 수 있다. 황산대첩비, 국악의성지, 송흥록 생가 등 문화적이고 역사적 요소들도 즐길 수 있다.
전북 남원 인월면 인월리에서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를 잇는 인원-금계 구간은 총19.3km로 제방길, 농로, 차로, 임도, 숲길 등이 전 구간에 걸쳐 골고루 섞여 있다. 2008년 기개통 구간이 포함돼 있어 많은 이에게 널리 알려진 구간으로 제방, 마을, 산과 계곡을 고루 즐길 수 있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에서 휴천면 동강리를 잇는 금계-동강 구간은 총 15.2km로 지리산 자락 깊숙이 들어온 6개의 산중 마을과 사찰을 지나 엄천강을 만나는 길이다. 고즈넉한 숲길과 등구재와 법화산 자락을 조망하며 엄천강을 따라 걷는 임도 등은 강과 산이 함께 흐르는 듯한 아름다운 광경을 제공한다.
마지막 동강-수철 구간은 동강리에서 수철리를 잇는 12km의 지리산길로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걸으며 산행하는 즐거움은 산청까지 이어진다. 
변산 마실길은 산·들·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파도소리와 바다냄새, 풀냄새 그윽한 옛 시골길을 자랑한다.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변산반도 국립공원과 새만금방조제 등 접근성이 좋아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변산 마실길은 총5코스로 나눠 진행된다. 1코스는 새만금전시관에서 격포항, 2코스는 격포해수욕장에서 내소사, 3코스는 내소사에서 개암사까지, 4코스는 개암사에서 구암리 고인돌, 새만금전시관, 5코스는 구암리 고인돌을 거쳐 우슬재, 내소사에 이르는 구간이다.
변산 마실길 1코스는 새만금 전시관부터 변산과 고사포 해수욕장을 지나 적벽강과 수성당, 채석강이 있는 격포항까지 18km에서 이른다. 오는 12월 개통될 새만금 방조제와 연계될 예정이어서 새만금을 찾은 관광객들이 곧바로 걷기에 돌입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예전에는 풀과 길이 섞여 일정한 길이 있지 않았지만 최근 일정하게 풀을 깎고 덤불을 제거하여 길을 새로 만들었다.
송포 배수갑문 부근에서 시작 되는 2코스는 소요시간이 약 2시간30분으로 송림과 백사장으로 둘러싸인 고사포해수욕장까지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초소를 따라 걸어 가다보면 어느덧 고사포 해수욕장이다.
1코스와 너무 색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해안경비 초소와 초소 사이는 철조망으로 연결하여 가는 길목마다 야릇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고사포해수욕장에서 시작하는 3코스는 성촌포구와 해안도로, 특설 전망대, 적벽강을 거쳐 격포해수욕장으로 다시 되돌아온다.
서해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으며, 불교 관련 유적지와 고인돌도 함께 관람할 수 있어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유익하다.
마을굿이 유명한 우동리를 지나 개암사 인근의 호벌치 전적지에 이르고, 상서를 지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서면 구암리 고인돌군을 지나면 다시 새만금 전시관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전 구간 길이는 100여km다.
현재는 방향표지판 및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아름다운 바닷가 절경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군에서는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마실길 안내 도우미화 및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고 이달 중순에 마실길 탐방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군은 이번 마실길 탐방을 통해 부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자연에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함은 물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방침이다.
◇군산 망해산 둘레길
6월26일 사업에 착수해 10월12일 공사가 완료되는 군산 망해산 둘레길은 총 9.1km이다. 고사목을 제거하고 가지치기, 풀깎기 등을 통해 등산로를 개설하고 목계단, 방향표진판, 평의자 등 편의시설이 완비된다. 기존 길에다 신규노선 1.27km를 추가 연결했다.
코스별 햋빚길과 그늘길로 나뉘는데 햋빚길은 망해산 능선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걷기가 다소 힘들지만 능선 곳곳에 위치한 금강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경관과 산들바람이 찾는 이의 가슴을 확 트이게 하면서 몸과 마음을 식혀준다.
그늘길은 햇볕이 내려쬐는 망해산 지역을 벗어나 축선상에 접어들면 굽이굽이 나무그늘이 터널을 이루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현재까지 망해산 둘레길은 편의시설 및 안내시설 설치 중이며 완공 후 철새조망대, 금강습지 생태체험장, 상주사 등 인근에 위치한 자연환경 및 문화시설과 연계한 생태관광 활성화로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백제의 숨결 익산 둘레길
오는 11월 완공되는 익산 둘레길은 ‘걷고 싶은 명상길’사업으로 잊혀져 가는 조상들의 혼과 얼이 숨쉬며 스토리가 있는 문화역사탐방길 조성에 그 목적이 있다. 또한 도보 탐방객을 상대로 매력적 체험과 익산지역을 소개해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양반길, 명상길, 병풍길, 역사길, 건강길 등 총5구간으로 조성되는 둘레길 코스는 총 13.8km이다. 함라면소재지에서 함라산 탐방로로 이어지는 양반길은 함라 전통가옥과 돌담길 옆을 걸으며 옛 양반처럼 천천히 걷는 슬로우 길이며, 푸르른 숲이 우거져 걸으면서 명상·데이트하기에 적당한 명상길은 칠목재 임도에서 자생녹차 군락지까지 3km이다. 병풍길은 자생녹차 군락지에서 함라산 전망대까지 3.2km이며 금강과 그림같은 웅포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펼친 병풍같은 길을 만날 수 있다. 웅포고분전시고나과 자연을 벗삼은 고분고분한 길 역사길은 입점리 고분전시관에서 함라산 탐방로까지 1.5km구간을 가르키며, 아름다룬 숲의 어울림이 있는 건강길은 숭림사에서 함라산 전망대까지 4.3km이다.
각 코스마다 테마에 어울리는 친환경 안내판이 설치되며 급경사 지역 보행자를 위한 나무계단과 생태 학습 관찰시설도 설치되고, 어린이를 위한 역사 교육 자료도 제공돼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 함라 3부자집인 김안균, 조해영, 이배원의 가옥 등을 통해 당시 가옥구조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며, 한옥마을 돌담길을 통해 스트레스가 쌓인 도시 속을 벗어나 흘과 돌로 쌓인 향토길을 걷는 슬로우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완주 위봉산성길
내년 착공되는 완주 위봉산성길은 위봉산성 서문에서부터 고산을 넘어 오도재 저수지까지 총 6km이다. 현재 등산로와 간판, 방향표지 등 시설확충에 대한 보충계획을 세우고 있다. 둘레길이라 하여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지만 현재는 주거민들이 도시로 빠져나가며 길로서 역할을 잃은 지 오래다. 하지만 완주군은 소양면사무소를 중심으로 관광객들의 옛 성벽관람을 위한 관광로로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이와 함께 건강을 위한 산책로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테마길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조석창 기자 jsc@sjb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