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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2026 트렌드 코리아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1월 17일 15시49분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제시한 핵심 주제는 ‘HORSE POWER’다. 빠르게 달리는 말의 힘이 아니라, AI라는 새로운 동력과 인간 중심 가치의 균형을 뜻한다. 올해 보고서가 보여주는 가장 큰 변화는 기술이 더 이상 환경을 설명하는 배경이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을 움직이는 직접적 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먼저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휴먼 인 더 루프’다. AI가 체계화하고 자동화하더라도 마지막 판단과 책임에는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효율이 높아질수록 인간적 감정과 윤리, 판단의 중요성이 되레 커진다는 흐름을 말한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아니라, 인간의 역할을 더 정교하게 요구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소비 영역에서는 ‘필코노미(Feel-conomy)’가 부상한다. 소비의 기준이 기능보다 ‘기분’으로 이동한 현상이다. 작은 지출도 감정을 관리하는 수단이 되고, 브랜드는 소비자의 감정곡선을 읽지 못하면 시장에서 외면받는다. 여기에 ‘제로클릭’이라는 변화가 겹친다. 검색·비교·선택의 과정이 사라지고 AI가 먼저 추천하는 흐름 속에서 소비자는 더욱 수월하게 결정을 내린다. 기업의 전략도 ‘고객을 설득하는 것’에서 ‘AI가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조직의 변화도 빠르다. ‘AX 조직’은 AI 기반 업무가 확산되며 직급과 부서의 장벽이 약해지고, 유연성과 자율성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구조를 뜻한다. 개인에게는 ‘레디코어’—늘 준비하는 삶—가 요구된다.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변화에 대응할 역량을 스스로 축적하는 태도다.

더 흥미로운 흐름은 ‘근본이즘’의 재등장이다. 빠르고 편리한 기술이 넘쳐날수록 사람들은 전통, 원조, 검증된 가치 같은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을 찾는다. AI가 모든 것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결국 신뢰는 사람이 만든다.

2026년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기술이 중심이지만 인간이 기준이어야 한다는 것. AI가 속도를 담당한다면 방향은 여전히 인간이 잡는다. 더 빠른 혁신보다 더 균형 잡힌 선택, 더 인간적인 기술 활용이 우리 사회가 향해야 할 길이다.

/정금성(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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