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람사르, 새만금 신공항 논란 개입하나

환경단체 "세계유산 서천갯벌 위협", 국제기구 개입 촉구
다음달 15일 명운 걸린 기본계획 취소소송 1심 선고공판도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4월 24일 16시15분

도내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새만금 살리기 행동의날’ 22주년인 지난 3월 28일 전북자치도청 앞마당에서 환경파괴 중단을 촉구하는 108배를 올리고 있다. /정성학 기자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의 명운이 걸린 1심 선고공판이 임박한 가운데 환경단체와 생태학자들이 이를 허용할 경우 전북연안 생태환경은 물론 세계유산인 충남 서천갯벌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국제기구의 관심과 개입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전북녹색연합과 전농 전북연맹 등 도내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지난 23일 최영래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 부교수, 고예강 오레곤대 부교수, 박태진 베이지역 환경연구소 연구과학자와 함께 스위스에 있는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군산 접경인 서천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국내 대표적인 생태보고 중 하나다. 새만금 신공항이 들어설 수라갯벌과는 약 6㎞ 떨어져 있다.

이들은 서한문에서 “람사르협약 제3조 2항의 경우 각 당사국은 자국 영토에 있는 람사르 습지의 생태적 특성이 기술발전, 오염, 인간의 개입으로 변화했거나 변화 중이거나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를 조속히 인지해 람사르 사무국에 지체없이 통보하도록 돼 있음에도 한국 정부는 이를 어긴 채 통보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서천갯벌은 생태적 위협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 당시) 유네스코에 보완자료를 제출하면서 서천갯벌을 포함한 갯벌 유적지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개발을 피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새만금 신공항은 명확히 그런 위험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람사르 사무국은 대한민국 람사르 행정당국과 소통을 시작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며 개입을 공개 촉구했다.

또한 “예방적 조치로 서천갯벌을 생태적 특성이 변화했거나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습지 목록인 ‘몽트뢰 목록(Montreux Record)’에 추가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람사르 사무국이 세계에 아직 남아 있는 대규모 갯벌 생태계를 보호하는데 적극 참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올 7월 짐바브웨에서 열리는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 이번 사안이 정식 안건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지난 2월에도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새만금 신공항이 생태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서한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다음달 15일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1심 선고공판을 할 예정이다. 국민소송인단 1,308명이 지난 2022년 9월말 국토교통부 상대로 소를 제기한지 약 2년 반만이다.

김지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신공항은 새만금 잼버리 성공적 개최란 거짓 명분을 내세워 졸속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고 추진된 시작부터 잘못된 국책사업이자,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나 동북아 물류허브로 발돋움시켜 전북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사업계획 또한 망상이라 그 적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재판부 또한 이를 인용해야 한다”고 바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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