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이혼한 전처 살해 40대, 항소심도 징역 40년

임신 7개월 태아까지 잃은 참극
“임신사실 몰랐다 해도 범행 결과 참혹”

기사 작성: 김상훈 - 2025년 04월 23일 15시22분

임신 7개월 전처를 살해해 태아까지 숨지게 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재판장 양진수)는 이날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선 A(44)씨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피고인과 검사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심신미약 주장을 철회하고 범행을 인정했지만, 계획성‧잔혹성‧유족 피해를 고려할 때 형을 달리할 만큼 특별한 사정변경은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28일 전주 완산구 한 미용실에서 이혼한 전처 B씨(30대)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를 막으려던 B씨의 남자친구 C씨에게도 여러 차례 칼을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는 임신 7개월이었으며 태아는 응급 제왕절개로 태어났지만 19일 만에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이혼 후에도 B씨에게 집착해 연락하거나 수시로 찾아갔고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B씨가 가스총과 전기충격기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직전 미용실 주변을 차량으로 돌며 내부 동정을 살피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C씨와 몸싸움을 하다 제압됐으나 풀려나자 다시 흉기를 들어 끝내 B씨를 해쳤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임신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해 재판부는 “아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어머니가 사망한 처참한 현실과 마주했고, 가족들 품에 제대로 안기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며 “피고인이 임신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결과의 참혹함을 양형에 참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꾸짖었다.

또한 항소심에서 A씨가 반성문을 제출하고, 심신미약 주장을 철회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형을 줄일 정도의 실질적 변화로 보기 어렵다”며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잔혹한 수법과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 피해자와 유족에게 남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고려할 때 1심의 형은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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