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마침내 봄이 왔다…민주 시민이 쓴 새역사

기사 작성: 양정선 - 2025년 04월 06일 16시15분

△4일 윤석열 파면 선고를 함께 시청하기 위해 전주 풍패지관 앞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선고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이희철 기자

오래 걸렸을지언정 민주주의는 결국 승리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거리로 나온 시민과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을 ‘빛’을 들고 앞장선 2030 여성들, 선결제로 지지와 응원을 보내준 모두가 윤석열 탄핵의 주역이다.

대통령 파면으로 사실상 마지막 탄핵집회가 된 지난 4일. 오전 9시부터 이 자리에 모여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는 시민의 얼굴에는 긴장과 초초함이 일었다. 결정문을 읽을 때마다 환호가 추임새처럼 따라붙었고, 허옇게 질리도록 맞잡은 손에 얼굴을 묻고 기도를 하는 사람도 보였다.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날 오전 11시22분, 전주 풍패지관 앞에 모인 수백여 명은 재판관 전원일치로 탄핵인용 결정이 발표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미리 준비해온 샴페인을 터트리는가 하면, 이곳을 지나던 차량은 경적을 울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서로 부둥켜안고 “대한민국만세”를 목 놓아 부르고, 흥을 주체하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도 했다. 홍원복(69)씨는 “미래 세대는 다시는 이런 일을 겪으면 안 된다. 이제는 나라가 바로 설 일만 남았다”며 눈물을 훔쳤다.

낮 12시를 넘겨 해산한 이들은 오후 6시30분 다시 이곳에 모여 축제를 즐겼다. 공연 음악에 맞춰 그동안의 긴장과 불안, 고생을 털어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그렸다. 이현정(28)씨는 “비상계엄 후 지금까지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오늘을 끝으로 차별 없이 모두가 잘 사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4일부터 거리로 나온 시민은 한 목소리로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이때부터 파면이 결정되기까지 123일간 전북지역에서 열린 집회는 총 27회로, 탄핵집회 주최인 윤석열퇴진전북운동본부 추산 4만1,000여명이 현장을 지켰다.

하지만 국민의 명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집회 기간 단상에 올라 수많은 시민이 외쳤던 윤석열 정부의 문제와 사회적 차별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직장인 황소연(34)씨는 “국민 손으로 되찾은 민주주의인 만큼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면서 “윤석열이 파괴해왔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들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계엄을 옹호한 내란세력을 비롯한 부역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요구됐다.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는 탄핵선고 직후 성명을 통해 “2024년 12월 3일 전 날로 돌아가는 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내란세력 청산과 함께 허물어진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새로 쌓아 올려야 한다”고 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도 “윤석열 재구속 및 내란특검을 통해 범죄 행위들을 낱낱이 밝히고, 내란에 관계한 모든 공범들을 법률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최고 형량으로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선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언급하며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닌 차별과 혐오,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화, 지역 소멸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차분히 정리하고 풀어나가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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