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대통령 5번 바뀌고 4.5조 썼는데 수질 그대로

-시민사회, 새만금 살리기 행동의날 22주년 삼보일배 재연
-시화호처럼 바닷물 상시유통 촉구, 신공항 백지화 요구도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3월 30일 15시00분

도내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새만금 살리기 행동의날(3.28)’ 22주년을 맞아 지난 28일 전북자치도청 앞마당에서 환경파괴 중단을 촉구하는 108배를 올리고 있다. /정성학 기자

“대통령이 다섯번 바뀌고 혈세 4조5,000억 원이 투자됐음에도 새만금호 수질은 변한 게 없다…지금이라도 경기 시화호나 충남 부남호처럼 바닷물을 상시 유통시켜야 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새만금 살리기 행동의날(3.28)’ 22주년을 맞아 삼보일배를 재연한 채 이 같이 촉구하고 나섰다.

문규현 신부,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노병섭 전북녹색연합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 활동가 30여 명은 지난 28일 전북자치도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0년간 추진된 새만금 개발은 거대 건설자본의 이익만 채워준 채 전북의 발전은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이는 전북을 넘어 사회 전체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특히, “지난 20여년간 4조원 이상의 세금을 쏟아부었음에도 수질 악화는 피할 수 없었고, 정부는 뒤늦게 담수화를 포기한 채 부분적인 해수 유통 방식으로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나섰지만 이 또한 임시방편에 불과한데다, 수질이 악화된 방조제 안쪽 물을 바다로 내보내면서 외해 환경까지 황폐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라며 “새만금 갯벌과 바다 모두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상시적인 해수 유통 뿐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아울러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포기도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이 새만금 신공항 환경영향평가를 전북지방환경청에 제출한 것을 놓고 “신공항은 만경강 하구의 유일한 원형갯벌인 수라갯벌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보다 조류충돌 위험도가 610배나 높은데다, 바로 옆 군산 미군기지 확장사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적자 투성이인 전국 여러 공항들처럼 세금만 낭비할 게 뻔하다”며 사업 백지화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미래는 새만금 상시 해수유통을 통해 갯벌과 바다를 살려 자연생태와 함께하는 길에 있다”며 “22년 전 삼보일배의 첫 절을 시작한 마음 그대로 생태계를 살리는데 앞장서겠다”고 결의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108배와 함께 도청 앞마당에서 전북환경청까지 행진하며 지난 2003년 3월 이맘때 전국적 이목을 집중시킨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를 재연하기도 했다.

당시 기독교 이희운 목사, 불교 수경 스님, 원불교 김경일 교무, 천주교 문규현 신부 등 4대 종단 성직자들은 무려 65일간 세번 걷고 한번 절하는 삼보일배로 부안 해창갯벌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약 305㎞를 완주해 큰 울림을 줬다.

한편, 정부와 전북자치도는 새만금호 담수화를 통해 생활용수(1~2급수)를 제외한 공업용수(3급수)와 농업용수(4급수)는 자체 공급하겠다는 목표아래 지난 20년간(2001~20년) 총 4조5,534억 원대에 달하는 수질 개선사업을 공동 추진해왔다.

하지만 2010년 방조제 준공 후 수질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해 담수화를 전격 포기했다. 단, 수변도시나 관광단지 등 내부 개발을 추진하려면 악취나 부유물이 적은 3~4급수 수준은 유지돼야 한다는 판단아래 부분 해수유통과 함께 총 1조6,875억원 규모의 3단계(2021~30년) 수질개선사업을 추가로 제시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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