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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용, 여태명, 박원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書:한국 근현대서전’초대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03월 29일 12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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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송성용, 여태명, 박원규 등 전북출신 서예가들이 국립현대미술관의‘미술관에 書:한국 근현대서예'전에 초대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 이래 최초의 서예 단독 기획전이자 올해 첫 신규 전시인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 Korea)을 통해 30일 오후 4시 우선 공개한다.

최초로 공개되는 유튜브 학예사 전시투어는 전시를 기획한 배원정 학예연구사의 실감나는 설명과 생생한 전시장을 담은 녹화 중계로 30일 오후 4시부터 약 90분간 진행된다.

이 자리는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서예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의미가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한 전시이다. 전통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서書’가 근대 이후 선전과 국전을 거치며 현대성을 띤 서예로 다양하게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해방 후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의 작품을 비롯, 2000년대 전후 나타난 현대서예와 디자인서예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는 서예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특히, 서예와 다른 미술 장르와의 관계를 풀어내며 미술관에서 ‘서書’가 전시되는 의미를 전달한다. 서예, 전각, 회화, 조각, 도자, 미디어 아트, 인쇄매체 등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 ‘글씨가 곧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 4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2부 '글씨가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에서는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서예에서 변화된 근대 이후의 서예에 나타난 근대성과 전환점, 서예 문화의 변화 양상 등을 살펴본다.

고봉주·김기승·김응현·김충현·배길기·서희환·손재형·송성용·유희강·이기우·이철경·현중화 등 12인의 작가는 근현대 한국 서예를 대표하는 인물들로서 대부분 오체(五體, 전篆·예隷·해楷·행行·초草)에 능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등 사회·문화예술의 격동기를 거치며 ‘서예의 현대화’에 앞장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립한 인물들이다. 각자 자신이 살아온 행보와 성정을 반영하여 자신만의 특장을 서예로 발휘해 온 이들의 작품을 통해서 글씨가 그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이 자리엔 강암 송성용(1913-1999)의 작품 '석죽도-풍지로엽무진구(風枝露葉無塵垢, 1989, 종이에 먹, 119×240cm, 개인소장)'가 선보인다. 전형적인 강암의 석죽도(石竹圖)이다. 맑고 우직하게 뻗은 대나무 줄기에는 선비의 강인한 기상이 서려있고, 청신(淸新)한 잎사귀와 그 사이에 배치된 험절한 괴석怪石은 문인화의 운치를 더해준다. 화제 글씨는 행초서로 서사했는데, 일반적인 서예 작품의 행초서와 달리 바람에 흩날리는 푸른 댓잎과 구불구불한 가치처럼 필세의 흐름과 조형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그림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상단의 화제(畵題)는 대나무竹에 관한 7언 절구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배치했고, 작품을 완성한 후 좌측 하단에는 마치 기암괴석이 삐죽삐죽 솟아있는 듯 당나라 주방朱放의 시를 더하여 독특한 화면의 흐름과 구도를 형성했다. , 대나무·괴석·화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시·서·화의 혼연일체를 엿볼 수 있다. 특히 하단의 화제는 작품을 완성한 후 좌에서 우로 화제를 쓰는 파격적인 장법을 구사하여 전체적인 화폭의 균형을 맞추었다.

3부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에서는 2부의 국전 1세대들에게서 서예 교육을 받았던 2세대들의 작품을 통해 그 다음 세대에서 일어난 현대서예의 새로운 창신과 실험을 살펴본다. 서예의 다양화와 개성화가 시작된 현대 서단에서 서예의 확장성과 예술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다시, 서예'에 주목한다. 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세 가지 기준, ‘전통의 계승과 재해석’, ‘서예의 창신과 파격’, ‘한글서예의 예술화’에 따라 선정된 작가와 작품을 선보인다. 전통서예가 문장과 서예의 일체를 기본으로 하는 반면, 현대서예는 문장의 내용이나 문자의 가독성보다는 서예적 이미지에 집중함으로써 ‘읽는 서예’가 아닌 ‘보는 서예’로서의 기능을 더 중시한다. 이는 오늘날 현대미술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타 장르와 소통하고 융합하는 순수예술로서의 서예를 보여준다.

하석 박원규의 '공정(公正, 2020, 종이에 먹, 250×120cm, 개인소장)'은 서주시대 청동 제기(祭器)에 새겨진 ‘정正’자를 재해석한 하석 박원규의 작품이다. 고대의 ‘정(正)’자는 윗부분 ‘한 일一’자에 해당하는 ‘입 구口’자 모양과 그 아래의 ‘그칠 지止’에 해당하는 두 발자국의 모양으로 서사되기도 했다. 하석은 이러한 고대 금문金文의 자형을 오늘날의 문자조형으로 재해석하여 서예의 회화적 요소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효봉 여태명의 '천(天)·지(地)·인(人), 1999, 종이에 먹, 아크릴릭, 108×75cm, 개인소장)'은 하늘과 땅과 그 사이를 잇는 인간의 형상을 한자가 아닌 상징적인 부호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필획 그 자체가 이미 작가의 심상과 사고를 표현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수많은 글자로 표현하지 못하는 서예의 상징적 요소를 추상적으로 극대화시켰다. 현대서예가 ‘읽는 서예’에서 ‘보는 서예’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이다.

참여 작가는 강병인, 고봉주, 권창륜, 김규진, 김기승, 김기창, 김돈희, 김용준, 김응현, 김종건, 김종영, 김창열, 김충현, 김태석, 김환기, 남관, 박대성, 박원규, 배길기, 서병오, 서세옥, 서희환, 석도륜, 손재형, 송성용, 안상수, 여태명, 오세창, 오수환, 유희강, 이강소, 이기우, 이돈흥, 이상현, 이우환, 이응로, 이일구, 이철경, 이한복, 장우성, 정진열, 최만린, 최민렬, 현중화, 하승연, 황석봉, 황인기, 황창배(48명, 가나다 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서예 교과서를 만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준비한 전시이다. 중국의 서법(書法), 일본의 서도(書道)와 달리 예술성을 높게 평가한 한국의 서예(書藝)가 본격적으로 재조명되어 문자예술의 풍요롭고 화려한 새로운 시대의 전개를 보여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미술관 직접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온라인 중계를 통해 만나는 서예전이 새로운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음달 5일까지 잠정 휴관중이며,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재개관시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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