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이승연교수의 전북문화재이야기]백제의 사찰, 관음기도도량의 내장사

“CNN이 선정한‘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사찰 33곳' 중 내장사
아름다운 사계절 풍광과 힐링 장소로 각광받는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3월 10일 13시28분

최근 CNN은 우리나라에 있는 사찰 중 가장 아름다운 33곳을 선정하여 가볼만한 곳으로 소개했다. 우리 전북 지역의 사찰도 정읍 내장사(內藏寺)를 비롯하여, 김제 금산사, 진안 마이산 탑사, 순창 강천사가 선정되어 역사적 의의와 더불어 자연풍경이 수려한 사찰로 인정받아 관광지 및 힐링의 장소로도 각광받게 되었다. 이 중 내장사가 있는 내장산은 이미 사계절 풍광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며, 특히 가을철 단풍으로는 최고의 관광코스이다.

이러한 내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禪雲寺)의 말사로, 백제시대 636년(무왕 37) 영은조사(靈隱祖師)가 창건하여 영은사(靈隱寺)라 하였으며, 또는 1923년 학명선사(鶴鳴禪師, 1867~1929)가 절을 벽련암(碧蓮庵)의 위치로 옮겨 짓고 벽련사(碧蓮寺)라고도 하였다. 지금도 많은 전각과 가람이 위치한 대 사찰이지만 백제시대 초창 당시에도 가람규모가 50여 동이나 되는 대가람으로 백제인의 신앙적 원찰이였다고 하며, 1098년(고려 숙종 3)에는 행안선사(幸安禪師)가 전각과 당우를 새로 건립하고 중창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1539년(중종 34) 내장산의 승도탁란사건(僧徒濁亂事件)이 일어나자, 중종은 내장사와 영은사가 도둑의 소굴이라 하여 절을 소각시켰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1557년(명종 12) 희묵(希默)이 영은사의 자리에 법당과 요사채를 건립하고 절 이름을 내장사로 고친이후 사찰명이 이어져 왔으나 영은사·백련사로 불리우기도 한다. 이후 조선시대에도 여러 번의 중수와 개축을 통해 대웅전·극락전·관음전·명부전·선원(禪院)·정혜루(定慧樓)·사천왕문(四天王門)·일주문(一柱門)·요사채·종각 등이 갖춰진 지금의 도량이 형성되었다.

이중 대웅전은 2012년 10월 31일 대화재로 불상, 불화 3점과 쇠북 등이 소실되었고, 2015년 지금의 대웅보전이 신축되었다.

현존하는 문화재로는 내장사 동종(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49호)과 부도 등이 있다.

내장사 동종은 장흥 보림사(寶林寺)에 있던 것을 1890년(고종 27)에 영담(映曇)이 옮겨 온 것으로, 높이 80㎝, 구경 50㎝의 중종이며, 용머리의 정교한 문양과 맑은 음향으로 조선시대의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내에 위치한 3층 석탑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이러한 내장사는 수려한 자연환경속에서 동쪽으로 장군봉(將軍峰) ·연자봉(燕子峰) ·신선봉(神仙峰), 남쪽으로는 영취봉(靈鷲峰) ·연지봉(蓮池峰), 서쪽으로는 불출봉(佛出峰) ·서래봉(西來峰) 등에 에워싸여 있어서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雪景)으로 사시 풍광명미(風光明媚)를 자랑하는 명승지로 기도도량으로서 뿐만아니라 관광지로도 유명하게 되었다.

최근 미국의 CNN은 "한국에 900여 곳의 전통 사찰이 있는데, 상당수가 산간지역에 자리잡고 있으며, 풍수지리적인 측면이 고려됐다"고 소개했는데 이 매체는 "사찰을 방문하는 것은 차분해지는 동시에 힘이 나는 경험"이라며 "부처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33단계에 비유해 33곳의 사찰을 선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불교 전통 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전통 사찰이 고단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최상의 힐링 명소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예시하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명산 내장산에 푹 안겨진 내장사는 관음기도도량인 동시에 힐링할 수 있는 명사찰이므로, 국내인뿐만아니라 외국인들을 위한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으니 우리 문화재의 보존과 수복을 통해 한국의 역사성과 종교성을 내함한 미래의 관광콘텐츠를 기대해 본다./이승연(서예가,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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