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월요아침]'단백질만 먹다간 망한다!' 똑똑한 탄수화물 섭취로 요요 없이 살 빼는 비밀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8월 31일 16시44분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탄수화물 끊기'다. ‘탄수화물은 살의 주범’이라는 인식 때문에 밥, 빵, 면 등을 멀리하고 오직 단백질 위주의 식단만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탄수화물 과잉 섭취가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무조건적인 탄수화물 제한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요요 현상을 불러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오늘은 '무탄수화물 다이어트'의 함정을 파헤치고, 똑똑하게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비법을 알아보자.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주된 에너지원이자, 뇌 기능을 유지하는 필수 영양소다. 우리 몸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이 포도당의 가장 중요한 공급원이 바로 탄수화물이다. 사람의 뇌는 하루에 약 120g의 포도당을 사용하며, 이는 다른 장기들이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총합과 맞먹는 양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면 뇌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부족해져 두통, 현기증, 무기력증, 집중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탄수화물이 몸속에 없다면,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우리 몸은 근육을 분해하여 포도당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기초대사량을 떨어뜨려 결국 살이 더 쉽게 찌는 체질로 변하게 만든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에 따르면,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단은 단기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근 손실과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요요 현상을 겪을 확률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이어트의 성패는 ‘어떤’ 탄수화물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 탄수화물은 크게 단순 탄수화물과 복합 탄수화물로 나뉜다. 설탕, 액상과당, 흰쌀밥, 흰 빵과 같은 단순 탄수화물은 소화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이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남는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한다. 반면, 현미, 통곡물, 고구마, 단호박과 같은 복합 탄수화물은 섬유질이 풍부하여 소화 흡수가 느리고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이로인해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고, 인슐린 분비를 안정시켜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흰쌀밥 대신 현미밥을 먹거나, 간식으로 과자나 빵 대신 고구마나 통밀빵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똑똑한 탄수화물 섭취가 가능하다. 영국영양학회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총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기보다는 복합 탄수화물의 섭취 비중을 높이는 것이 체중 관리와 심혈관 건강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만큼이나 '언제', '어떻게' 먹는지도 중요하다. 탄수화물 섭취는 활동량이 많은 오전에 하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를 통해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으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점심과 저녁에 과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드나 닭가슴살만 먹는다면, 운동 시 에너지가 부족해 쉽게 지치고 근육 생성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운동 전 30분~1시간 전에 바나나, 고구마 등 소화가 빠른 탄수화물을 소량 섭취하면 운동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운동 후에는 근육 회복을 돕는 단백질과 함께 탄수화물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면 인슐린이 근육 세포로 영양분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 근육 합성을 촉진하는 '인슐린 스파이크'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건강한 체중 감량은 탄수화물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무작정 탄수화물을 멀리하는 것은 식단에 대한 강박을 만들고, 우리 몸에서 요구하는 기본적 욕구를 방해해, 결국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탄수화물을 무조건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선택하고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끼 식사에서 밥 한 공기 대신 2/3 공기로 줄이고, 그 빈자리를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닭가슴살, 생선, 두부 등)로 채우는 방식이다. 이렇게 식단을 구성하면 포만감을 유지하면서도 칼로리를 줄일 수 있어 다이어트가 훨씬 수월해진다. 탄수화물에 대한 오해를 풀고, 몸에 좋은 탄수화물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바로 요요 없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성공하는 가장 확실한 비밀이다./유승오(전주 서곡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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