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열돔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7월 29일 09시29분

미국과 서유럽 등 지구촌이 초여름부터 숨막힐 듯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 폭염은 고기압과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폭염에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42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예상되며 유럽 전역에서 때 이른 폭염 대비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각국은 최고기온 섭씨 46도까지 치솟는 살인적인 폭염을 앞두고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미국 동부 지역도 최근 ‘열돔’ 현상으로 인한 때이른 폭염으로 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했다.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등이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 국가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유럽에서 앞으로 더욱 자주, 강한 폭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페인 남서부 지역인 엘그라나도에서는 28일 섭씨 46도를 기록했다. 스페인 국가기상청(AEMET)에 따르면 이 수치는 세비야에서 60여년 전 기록했던 45도를 뛰어넘는 최고 기온이 될 것 같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도 가장 더운 시간대 야외 노동을 금지를 명했다. 미국 동부에서 최고 온도가 40도에 달하는 때 이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기온은 37도, JFK 공항은 38.9도까지 올라 6월 역대 최고기온을 찍었고, 보스턴·필라델피아·워싱턴DC 등의 기온도 40도 안팎까지 올랐다. 프랑스는 최고 기온이 39∼40도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남부 지중해 연안 등 전국 4분의 3에 해당하는 73개 지자체에 폭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마르세유는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자 공공 수영장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에어컨이 설치된 공공장소 지도를 배포하고 나섰다. 프랑스 중서부의 투르시는 폭염에 대비해 오후 휴교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기후위기와 관련돼 있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더 잦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폭염 이유, ‘열돔’ 현상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열돔(thermal dome)’이라는 기상 현상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한다. 열돔은 대기권 상층에 발생한 고기압이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둬 지표면의 온도가 빠르게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원래 미국 남부에서 주로 나타나던 현상이지만 최근엔 중서부를 지나 동부까지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21세기 말 폭염으로 인한 유럽 내 사망자 수가 현재의 3배 이상일 것이라 내다봤다. 현재 유럽의 연간 폭염 관련 사망자는 4만4,000명에 달한다. 이에 밤에도 온도가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한국국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런 열돔 현상이 앞으로 더 잦아지고, 강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한 기후 변화가 한국 경제와 국민 건강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에 열대야가 나타났다. 2022년 이후 4년 연속 ‘6월 열대야’가 발생한 것이다. 비교적 북쪽에 있는 서울마저 6월부터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이제 ‘6월 열대야’는 일상화된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기후변화 속에서 연평균 기온이 상승 추세인데다 수온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강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상승하며 폭염특보 지역 또한 확대될 수 있다. 한증막 더위 속, 소나기라도 내리면 얼마나 좋을까./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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