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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캐나다 오렌지 셔츠의 날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6월 17일 13시28분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이 캐나다 인디언의 환영을 받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낮 12시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국제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과 지역 인디언 복장을 한 추트이나 부족 족장 등과 인사를 나눴다.

오늘날 캐나다의 영토는 캐나다인들의 과학 기술뿐 아니라, 수천 년 동안 토지를 가꾼 원주민 공동체들의 역사에 기반하고 있다. 과거엔 식민 정착과 원주민 배제를 통해 현재의 영토를 얻었다. 캐나다 원주민(영어: Indigenous Canadians)은 유럽인들이 캐나다에 들어오기 전부터 살아왔던 원주민의 총칭으로, 다양한 집단의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 유럽인과의 혼혈인 메티스,(Métis) 그리고 북극 지방의 이누이트(Inuit)를 아울러 가리키는 용어이다. 인디언이나 에스키모 등의 용어가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이런 명칭은 인종 차별의 여지가 있어 최근 사용하지 않는 추세이다.

캐나다는 매년 '진실과 화해의 날(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 ' 행사를 갖는다. 이 날은 원주민 기숙학교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기리는 연방 공휴일로, 캐나다의 과거사 반성과 화해를 위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진실과 화해의 날'은 '오렌지 셔츠의 날(Orange Shirt Day)'과 같은 날에 열린다. 오렌지 셔츠의 날은 원주민 주도의 풀뿌리 운동으로, 수년간 지속돼 왔다. 오렌지 셔츠로 상징되는 '모든 아이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는 캐나다 전역에 울려 퍼지며, 진정한 화해와 평등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빈센트 반고흐의 '바구니와 오렌지 여섯 개가 있는 정물(1888)'은 오렌지 빛이 오렌지에서 뿜어져나와 푸르스름한 벽 위에서 춤춘다. 영어에서 '오렌지(orang)'는 기본색 가운데 유일하게 다른 유사 하위 단어가 없다. 오렌지 범주에는 오렌지색밖에 없는 데 그 이름은 과일에서 왔다. 탠저린(감귤)색을 여기 넣기에는 좀 군색하다. 탠저린 대신 감이나 호박색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냥 오렌지(색)이다. 그러나 원래는 오렌지가 없었다.

'오렌지'라는 단어의 역사는 문화 간의 접촉과 교류 정도를 따라 마침내 지구를 한 바퀴 돈다. 루이스 에히디오 맬렌데스의 '오렌지와 호두가 있는 정물(1722년)'은 오렌지가 반고흐의 정물처럼 중심이 아니다. 그의 정물은 부르주아적 소품의 견고함과 영원성을 찬미한다. 멜렌데스는 오렌지를 그렸다. 반 고흐는 오렌지색을 그렸다. 바넷 뉴먼의 '더 서드(The Third, 1962)'는 추상 회화로 형상화한 영적인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제목일 수 있다. 이는 오렌지색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전제 조건으로 오렌지라는 과일은 필요 없다. 오렌지색은 당근, 호박, 이제는 더 이상 이국적이지 않은 오렌지 등의 소박함에서 벗어날 수 없다.

캐나다의 '오렌지 셔츠 데이'를 지나면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른다. 사과와 반성 없이는 화해와 치유로 나아갈 수 없고, 그것 없이 밝은 미래가 있을 수 없는 까닭이다. 오렌지색 셔츠 입은 선생님과 아이들을 보며 그 흔한 어구가 머릿속을 맴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하면서 거짓을 참역사로 아는 민족에게는 미래와 대책이 없음을 분명히 알고 역사를 바로 쓰기 바란다. 이재명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큰 까닭이다. 대한민국의 과거가 햇볕을 빛추이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젖으면 신화가 된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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