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노래에 얽힌 추억담은 가슴을 따사롭게 해준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4월 17일 13시44분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지은이 김사은, 펴낸곳 이룸나무)'는 노랫말에 실은 인생 이야기, 그리움, 고마움. 그리거고 명징한 삶의 음표에 다름 아니다.

"평범하지만 일상에서 걷어 올린 기적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정작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 놀라운 진리를 말하고 싶다. 아무렇지도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 기적을 체험하고 있는 것이지요. 작고 평범한 이야기들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고귀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 말씀드리고 싶었다"

라디오 방송 프로듀서로 재직중인 그가 써 내려간 삶의 궤적, 노래에 얽힌 추억담은 가슴을 따사롭게 해준다.

“날이 가고 시간이 흐를수록 글 쓰는 과정은 어렵다. 불치병처럼 몸부림만 치다 마는 것은 아닌지, 쓰다 말다 돌아서서 망연자실 바라 볼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안간힘을 써서 책상 앞으로 기어갈 수 있는 힘을 내는 것은 “종교처럼 살아가라”라고 하신 어른의 말씀이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수필가로 등단한 지 이십여 년이 넘지만, 아직도 글 쓰는 과정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문우인 시인 김태필은 필자를 “참 맛깔나고 아름다운 수채화같은 글을 쓴다”고 자랑한다.

1부‘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는 모두 10편이다. 된 가족 이야기이의 희로애락이 거기에 있다. 이 부분을 읽다가 자주 멈추었다. 작가의 그 리움이 나의 그리움으로 치환되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정서가 독자에게 확대되는 문학적 경험은 참 바람직한 현상이다. 김사은의 글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2부 ‘나이가 익어갈 무렵’은 친구와 이웃에 대한 추억을 12편으로, 글 속에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고 했던가? 작가의 글 속에 덕성이 잘 묻어난다. 이웃을 참 잘 챙기고 친구와 함께 환호한다.

3부 ‘쓰레기에 피는 희망’은 직장 및 사회에서 겪었던 일을 적고 있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지 않고는 아무것도 영위할 수가 없다. 더불어 살아갈 때 인생은 아름답고 인생은 살맛이 난다. 이기적이고 각박한 세태가 되어 가지만 우리의 자의식 속에는 여전히 더불어 살아야 살맛이 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김사은의 글 속에서 이러한 가치를 많이 볼 수 있다.

4부 ‘이토록 느린 풍경’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 12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에세이집 전체에서 서사적 요소가 가장 강한 부분이 여기이다. 소설적 흥미가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세상 밖으로'는 한 편의 소설이다. 역순행적 구성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영락없는 이야기꾼이다. 작가 김사은은 이야기 보따리이다.

작가는 라디오 방송 프로듀서로 재직중인 그는 노래를 좋아한다. 방송사에서 일하며 좋은 노래를 애청자들에게 들려주는 기쁨에 빠져 살았던 그가 노랫말 속에서 건 져낸 이야기, 그리움, 고마움, 사랑에 대한 천착은 우 리들의 삶이 음악과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가 써 내려간 삶의 궤적, 노래에 얽힌 추억담은 가슴을 따사 롭게 해준다. 노래도 수준급이다.

저서 '뽕짝이 내게로 온 날'(신아출판사), '그리운 것 은 멀리 있지 않다'(이룸나무), '살아있으니 그럼 된 거야' (이룸나무)'를 펴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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