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가능한 가치를 향한 젊은 발걸음' 동그란 삼각형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3월 23일 15시53분

완주 연석산우송미술관이 30일까지 청년미술가 기획전 '동그란 삼각형'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세 개의 각을 가진 삼각형을 동그랗게 그리려는 것처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청년미술가들의 기백을 개념적으로 설정한 기획. 회화·설치·영상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아트그룹 '엣헴'에 속한 박성은·이수아·이올 등 미술가들은 불확실하지만, 하늘 아래 아직 남아 있을 새로운 항구와 자기만의 예술적 영토를 한 평만이라도 갖고 싶어서. 그래서, 자발적 성찰을 위해 문·사·철을 공부하고 미술로 담으려 토론하면서 작업하는 미술가들이다.

현란한 동시대 미술도 이미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미술관이 박제한 현실에서. 그래도 미술로 생각하면서 작업하는 게 좋고, 그 시간만이 살아 있는 느낌이 드니까 매일 작업실 문을 여는 청년미술가들이다.

뭔가 세상에서 발생한 사회적 이슈나 개인적 문화충격 등 숭고한 낯섦에 직면했을 때의 속삭임처럼, 오염되지 않은 질문을 계속하려는 의도이다.

박성은의 미술적 사고를 성장시킨 공간이 군산과 목포다. 그 공간의 공통분모로 고기를 잡아 담는 나무상자를 수집해 비린내를 제거하고 오브제로 활용했다. 자신이 관찰한 바다 풍경을 촬영·인화해서, 작은 직사각형으로 분절하고, 폐 어상자 속에 일정 간격을 두고 가지런히 담아 제시했다. 이는 자신이 바라본 시선으로 발견한 비물질적 대상들을 포착해 물질화하려는 의도이다.

이수아는 서로 섞이지 않는 성질들이 같은 공간 속에서 공존해야만 하는, 세상과 대한 이야기다. 한지와 오일파스텔의 물성을 대비시켜 서로를 밀어내는 걸 보여 주고 있다. 이는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인정에 다가서려는 의도이다. 이질적인 것의 경계 지점을 드러냄으로써 보지 못하는 문제와 가려진 인식에 대한 질문이다.

이올은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사유는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기 위한 건실한 자기 정체성을 찾는 첫걸음일 거다. 경주 이씨 익재공파 후손으로서 자기 뿌리를 찾아가는 미술적 탐험이다. 위패와 자라 드로잉, 제사상에 제물로 올리지 않는 복숭아 안에 일그러진 형상으로 구속과 자유에 대한 양면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여훈 학예연구사는 “젊은 미술적 발언이 전문가와 대중 모두에게 공감을 주면서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면서 "

청년미술가의 힘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전시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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