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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꿰뚫는 시선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3월 13일 15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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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지은이 심아진, 펴낸 곳 상상)'는 선악의 회색지대에 위치한 존재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인간의 본질에 대해 사유한다.

핍박받는 외국인 노동자인 동시에 흠결을 지닌 존재로 그려지는 레이('혹돔을 모십니다'), 여러 여자를 동시에 만나면서도 자신은 그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불안은 없다')는 시대가 요구하는 ‘올바른 사람’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있다. 무결하지 않은 인물을 따라가며 우리는 보다 현실적인 세계를, 보다 다층적인 의미를 마주할 수 있다.

삶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시선은 이윽고 인류의 근원적 감정, 사랑에 가닿는다. 작가가 그리는 사랑은 다채롭다. 그의 사랑은 낭만적이면서도 비참하다. 분명한 촉감으로 남아 있으면서도 허망하다. 죽은 연인의 사인을 파고들수록 사랑의 양면성이 드러나고('절정의 이유'), 젊은 시절의 사랑을 떠올리면서 현재 자신을 이겨 보고자 발버둥 친다('안녕, 우리'). 사랑을 보는 작가의 눈은 지극히 냉정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본질적이다.

포장을 걷어 낸 사랑 속에서 우리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다. 그는 누구보다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무결함을 추구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흠결 있는 인간을 그리는 것도, 위태로운 주체에 대해 사유하려는 것도 모두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람으로서 자신을 사유하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작가는 현실의 삶을 치열한 갈등으로 그려 낸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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