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군산경찰서, 유전자 등록 제도 도움으로... 36년 만에 기적의 모녀 상봉

기사 작성: 백용규 - 2024년 10월 27일 15시10분

36년 전 헤어진 한 모녀가 군산경찰서와 유전자 등록 제도의 도움으로 지난 10월 26일, 재회의 기쁨을 안게됐다.

모녀의 만남은 지난 3월, 한 가족이 군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가족은 “어머니께서 36년 전 실종된 딸을 찾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꿈에 계속 딸이 나와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라며 간절한 사연을 전했다.

실종된 딸은 1988년 8월, 광주에 살던 어머니가 가정 형편으로 고아원에 잠시 맡겼다가 잃어버린 소중한 아이였다. 어머니는 장애가 있던 딸을 집에서 키우려고 노력했지만... 그만 딸이 고아원을 떠난 후 소식이 끊기고 말았다. 이후 가족들은 전국을 자전거로 누비며 딸을 찾으려 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그 아픔 속에서 살아야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최근 방송을 통해 경찰이 장기 실종자를 찾아주는 사연을 접하고 마지막 희망을 품었다.

경찰은 2004년부터 실종 당시 만 18세 이하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 환자를 위한 유전자 분석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어머니는 뇌병변으로 거동이 불편했지만, 군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담당자가 직접 주거지를 방문해 구강세포 유전자를 채취하고 아동권리보장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리고 마침내, 어머니의 유전자와 유사한 DNA가 등록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20여 년 전 등록되었던 DNA를 재채취해 정확히 대조한 결과, 모녀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기적 같은 상봉은 경기도의 한 시설에서 이루어졌다. 어머니와 가족들은 말할 수 없는 감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보고 싶었고, 따뜻한 밥 한 끼 해주고 싶었다. 함께 자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다”며 모녀의 재회를 축복했다. 어머니는 “기적을 만들어주신 경찰관들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현익 군산경찰서장은 “기적 같은 가족의 상봉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지속적인 유전자 등록을 통해 더 많은 장기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깊은 감동을 함께 나눴다./군산=백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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