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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목성과 유로파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0월 20일 14시21분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거대한 광경을 만나 느끼는 두려움을 목성공포증(Jupitrophobia)이라고 한다. 초월적 세계가 주는 공포로 메갈로포비아라고 하거나, 거대공포증이라고도 하는데 목성을 만났을 때를 인간이 느낄 경외감을 상상해 나온 말이다. 웅장한 건조물이나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만났을 때 두려운 느낌이다.

태양계의 다섯 번째인 목성은 행성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반지름이 지구의 11.2배, 부피는 1,300배가 넘는다. 질량도 318배 정도이다. 특히 목성의 질량은 다른 모든 행성을 합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태양계의 질량은 태양이 99.86%를 차지한다. 나머지 0.14% 중 목성이 0.095%로 2/3이 넘는 양인 만큼 절대적 규모이다.

내부는 엄청난 압력과 열로 인해 수소가 액체 금속의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거대한 수소 바다와 지름만 28,000Km에 달하는 거대한 얼음-암석질의 맨틀을 감싼 가스 덩어리가 목성이다. 지구지름의 두 배가 넘는 가스층 때문에 태양과 우주를 볼 수도 없는 암흑 세상일 것으로 추측한다.

목성에는 초속 수백 미터 이상의 태풍과 남미 대륙 크기의 번개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 엄청난 압력과 열은 물론 지구 2.5배나 되는 중력, 그리고 몇 초만 쐬어도 즉사할 수준의 방사선 피폭이 일어나고 있다.

탐사도 어렵다. 지구의 500만 배가 넘는 양의 방사선 피폭도 문제이지만, 목성의 맨틀에 해당하는 수천 도(℃)의 뜨거운 액체수소 바다를 견뎌야 한다. 그 바다의 깊이만 최소 4만Km에 이를 것으로 보는데, 내부로 접근할수록 어마어마한 압력이 가해진다. 따라서 획기적인 기술이 없는 한 탐사는 불가능하다.

목성에 비해 그 위성인 유로파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15일 미 항공우주국의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가 긴 여정을 시작했다. 앞으로 29억Km를 날아가 2030년 4월 도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건은 에너지이다. 유로파 클리퍼는 화성과 지구 사이를 플라이바이 해 연료를 절약하며 속도를 높여 갈 것이라고 한다. 플라이바이는 행성의 중력을 활용해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전력은 태양광으로 공급한다. 패널 부착으로 지금까지 행성 탐사선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농구장보다 넓은 30.5m나 된다.

지구 외에 태양계 행위성에서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5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 강산이 절반 이상 바뀔 기간인 만큼 그때가 되면 유로파를 넘어 목성 탐사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게 될지 모르겠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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