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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선입견에서 벗어나면 더 많이 볼 수 있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9월 18일 17시19분

전통적으로 우리에게 농업은 논농사, 밭농사로 국한되어 있었다. 특히 논에서 나는 ‘쌀’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인 밥으로 직결되어 풍년과 흉년을 결정하는 좌표가 되기도 했다. 밭농사는 보리나 콩류 등 잡곡과 배추나 파, 무, 당근 같은 채소,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처럼 척박한 땅에서도 자라 식사 대용이나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영양소 공급원이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생활의 근간이었던 농업이 이제는 직업 영역으로 들어왔다. 이는 무조건 반길 일이다.

‘농업’이라는 분야가 전문화되고 사업으로 사회적 산업의 한 분야로 인정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농업이 집안일에 그칠 때는 생계 수단의 이미지가 강했다. 가을에 수확한 곡식을 창고에 많이 쌓아두고 보릿고개에도 배곯는 일이 없으면 됐다. 소작농은 남의 집의 농사일에 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물론 이는 근대화 이전의 일이기는 하나 산업화의 영향을 늦게 받은 농촌사회에서는 1960년대 초까지 이어진 현상이었다.

이제는 농촌도 급진적 발전을 거듭해 농업의 혁신이 불고 있다. 어엿한 ‘농부’를 하나의 직군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형성되었다. 신품종 개발이나 재배에 전문지식이 필요하고 저장이나 유통이 체계적으로 시스템화 되어 ‘과학영농’이라는 어휘가 생길 만큼 미래 첨단농업을 향해 가고 있다. 또한 농사를 지어 돈을 벌 수 없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농사를 사업으로 확대해 작물을 가공, 판매까지 농민들이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작물을 이용한 화장품이나 의약외품, 생필품까지 생산하며 농업의 범주를 확장시키고 있다.

간장이나 과자류, 화장품, 의약품까지 다각도에서 활용되고 쓰이는 감초이지만 그 원산지는 모두 중국, 몽골, 키르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이에 감초 관련 논문을 찾아보니 고려나 조선시대에 왕의 명령으로 감초를 심었으나 재배에 실패했다고 나왔다. 토양이나 기후 조건이 맞지 않았던 게 그 이유로 짐작된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 ‘원감’ 품종이 개발되고 전국에서 감초를 심는다. 성분 분석 결과 품질의 우수성이 증명되기도 했다. 이를 하우스 재배와 재배방식의 변화로 생산량을 높이고 상품성 높은 감초를 생산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농업의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농업이 전통적으로 심고 가꿔오던 작물을 그대로 답습하며 잘 재배하여 많이 수학할 방법만 연구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농업의 현장과 농촌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확한 사실이 있다면, 요즘의 농촌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앞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더 높은 소득과 더 나은 가능성에 시선을 돌리며 우수한 품종을 심고 수확량을 증대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연구한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농촌도 농업도 변모하고 있다.

삶의 가장 근원을 책임지는 그 중심에 농업이 있다. 그동안 가진 선입견과 편견을 내려놓자. 도전해보지 못할 작물이 없고 그 다양성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농업에 관심이 있고,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가진 시야의 반경을 넓히자. 현재 가장 많이 소비되는 작물은 무엇이고 어떤 제품에 어느 작물이 이용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당신의 관점이 달라진다. 농업의 선입견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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