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추석 연휴 끝, 고향의 정 안고 다시 일상으로

-선물·명절음식 한아름 들고 귀경길
-“다음 명절에 다시 만나요” 기차역·터미널 북적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9월 18일 16시27분

“조심히 가고, 도착하면 꼭 전화해라”

18일 오전 11시께 전주역은 연휴를 끝내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 귀경객들로 가득 찼다. 양손 가득 선물과 명절 음식을 든 귀경객들은 하나둘 기차에 올랐다. 승강장에는 자녀들이 탄 열차가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드는 부모님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기차에 오르기 전 김수영(28)씨를 향해 어머니의 애정 어린 잔소리가 이어졌다. “밥은 잘 챙겨 먹고 요즘 같은 시기엔 건강 꼭 조심해라”는 당부의 말이 끊이질 않았다. 걱정하지 말라는 듯 웃어 보인 김씨는 “서울 가면 바로 연락할게요”라며 어머니 손을 꼭 잡았다.

기차가 출발하자 김씨 어머니는 기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드는 자식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 갈수록 어머니 마음이 헛헛해졌다. 그는 “더 오래 있다 가면 좋을 텐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며 탄식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손을 흔들며 기차를 떠나보낸 다른 가족들 얼굴에도 아쉬움이 엿보였다.

같은 날 정오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다. 부모님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던 이지현(23)씨는 버스가 출발한다는 소리에 서둘러 짐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 명절에는 더 오래 있을게”라는 이씨 말에 어머니는 “힘들면 언제든지 연락해”라고 답하며 딸을 떠나보냈다. 이씨 양손에는 어머니가 손수 싸준 명절 음식과 반찬이 가득했다.

이날 터미널 대합실은 가족 간의 정겨운 이야기가 오갔다. 출발시간이 가까워지자 귀경객들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로 향했고,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부모님들은 손을 흔들며 아쉬움을 전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한 김모(31)씨는 부모님이 싸준 반찬을 가득 담은 가방을 매만졌다. 그는 “부모님이 싸주신 반찬이 너무 많아서 무겁지만, 마음은 든든하다”며 “이번 명절에 받은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힘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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