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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정견과 무욕 백학명 선사'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9월 12일 14시49분

포스트 모던이즘 사회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요즘 세대는 절대적인 진리 보다 세상의 가치 기준에 따라 행동한다.

종교의 범주에서 모든 가치를 제시하면 편협하고 시대착오적인 논리를 펼치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참 신앙과 거짓 신앙'을 이야기하는 다양한 서적들이 종교분야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많다.

진리와 비진리를 분별하지 말고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복하게 사는게 최고의 가치라는 주장이 힘을 받는 시대다.

다양한 종교를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종교의식에만 참여하면 구원과 깨달음을 얻는다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는것도 사실이다.

제2의 종교개혁이 절실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실천적 신앙'의 부재가 원인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9월의 정읍 역사인물'로 백학명 선사(1867-1929) 가 선정됐다.

백학명 선사는 근대기 내장사를 대표하는 고승으로 1867년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낙채(樂彩)이고 법명은 계종(啓宗), 법호는 학명(鶴鳴)이다.

그는 20세에 고향 불갑사에서 환송을 은사로 삼고 출가해 이후 10여 년 동안 지리산의 벽송사, 조계산의 선암사, 송광사 등에서 경론 강의를 배웠다.

1902년 생사를 구하기 위해 선원을 찾아가 참선으로 정진해 도를 깨닫고 48세 되던 1914년(4중국과 일본 사찰을 두루 살피고 돌아와 내소사와 월명사의 주지를 역임했다.

1923년부터 1929년까지 내장사 주지로 있으면서 그는 불교개혁을 위해 '농사가 곧 선'이라는 공부법을 정립하고 중생을 구제하는 선농불교를 제창해 행동하는 불자들을 키우내고 직접 농사를 지으며 내장사 중창을 위해 서도 구슬땀을 흘려 어수선한 시대에 표상이 되었다.

백학명선사는 승려들이 신도들의 시주에 의탁하는 것은 수행자의 자세가 아님을 가르치고 놀고 먹는것을 경계키 위해 손수 농사를 지으며 농부들의 고통을 체험케한 일화는 유명하다.

'묵은 해니 새 해니 구별하지 말게나

겨울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 듯 하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진리를 보는) 정견'과 '무욕'을 품고 행동하는 참된 신앙만이 거룩한 감정과 거룩한 행동을 가져오는 세상의 이치다.

/정종인(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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