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450억짜리 새만금 잼버리 본부 어떻게 쓸까…갈팡질팡

-전북도 민간위탁 동의안 급철회, 좀 더 심사숙고
-학교급식 잔식 기부안도 안전문제 논란에 급제동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9월 09일 17시26분

지난해 8월 세계 잼버리 대회본부로 사용된 후 방치된 새만금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지난 7일 돌아본 현장은 잡초만 무성히 자란 탓에 풀베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정성학 기자

■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413회 임시회

-사전검토 부실논란 속 설익은 지방정책 남발 우려

새만금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운영권을 민간단체에 맡길지 말지, 학교에 남아도는 급식제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할지 말지 등 이런저런 지방정책들이 갈팡질팡 하면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북자치도의회에 따르면 9월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가 10일 예정된 가운데 전북자치도가 말많고 탈많은 옛 세계 잼버리 대회본부, 즉 새만금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운영권을 민간단체에 맡기겠다며 제출한 위수탁 동의안을 급작스레 철회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 운영조례 제정안과 민간위탁 동의안을 동시에 제출한 것은 행정절차상 옳지않은 것 같다는 상임위측 지적을 들었다. 하지만 의회 안팎에선 민간 위수탁자 찾기가 쉽지않을 것 같아 숨고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황량한 새만금 간척지 한복판에 덩그러니 방치된 건축물 하나로 수익을 내겠다고 나설 민간단체가 있을지, 더욱이 100% 자부담으로 운영하도록 한 위수탁 조건을 수용할 민간단체가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도 관계자는 이를놓고 “민간위탁 동의안은 그 운영조례가 제정된 후 제출하는 게 절차상 옳은 것 같다는 상임위측 지적을 수용한 것일뿐 다른 의도는 없다. 따라서 해당 동의안은 차기 회기에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참에 민간단체에 운영권을 맡기는게 옳은지, 아니면 공공기관에 위수탁 하거나 도가 직영체제로 직접 운영하는게 더 나을지 등을 놓고 한번 더 심사숙고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약 450억 원이 투자된 문제의 건축물은 지난해 8월 세계 잼버리 대회본부로 사용된 후 방치됐다. 더욱이 대회가 다 끝난 뒤 약 10개월이 지나버린 올 6월에 뒷북 준공된 상태다.

그런가하면 의원발의 된 학교급식 잔식 기부사업 활성화 조례 제정안, 즉 남아도는 도내 초·중·고교 급식 제품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도록 한 정책사업도 급제동 걸렸다.

이 또한 사전검토 소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기부한 음식에서 식중독과 같은 사고 발생시 누가 책임질 것인지, 그 예방과 관리는 누가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집행부(교육청)측 사전검토, 도의회측 사전검토, 입법예고와 도민의견 수렴 등 다양한 사전검토 작업을 거쳐 발의된 안건이란 게 무색할 지경이다.

유사한 문제는 문화유산 분야에서도 나왔다.

전북자치도는 의회에 제출한 문화재 보호조례 개정안, 무형문화재 보전 진흥조례 개정안 또한 일주일도 안돼 도로 거둬들였다. 중앙부처 법령 개정작업에 맞춰 하위 지방조례를 정비하면서 적지않은 오탈자 등 잘못된 단어 선택이 화근이 됐다고 한다.

도의회 관계자는 “집행부(도청)측이 갑자기 상임위 상정 전 조례안을 철회한 사례”라며 “뒤늦게 개정안 조문을 좀 더 완벽히 정비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지방정책에 대한 사전검토 작업이 허술한 것 아니냐, 특히 이로인해 설익은 지방정책이 남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질 수밖에 없어 주목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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