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 반년만에 7,800억 '세수 펑크'

-올 상반기 지방세-교부세 14% 감소
-기업실적 부진, 부동산 침체 직격탄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9월 08일 15시05분

올해로 6년째 표류하고 있는 전주시 장동 기지제 문화공원 내 ‘전북대표 도서관’ 건립 예정지. 당초 전북자치도는 2019년 6월 그 설립지를 선정한 채 2023년 하반기 준공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행정절차 지연, 세수 결손사태, 고물가 파동 등이 잇따라 엎친데 덮치면서 착공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이 과정에서 총 492억원 규모였던 사업비도 약 600억 원대로 늘어난 상태다./정성학 기자

-재정난 가중에 허리띠 더 졸라매야

지자체마다 역대급 세수결손 사태에 빚잔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에 또다시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해 그 후폭풍은 한층 더 심각해질 조짐이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 오기형(더불어민주당·서울 도봉구을) 의원이 전국 광역시도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자치도와 14개 시·군이 올 상반기에 거둬들인 지방세는 총 1조5,896억 원대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이 가운데 지방소득세(-19.8%), 지방소비세(-6.5%), 취득세(-6.2%) 등 지역경기 바로미터격인 세목은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도내 기업 실적이 좋지 못했고 지역사회 소비도, 부동산 거래도 위축됐다는 의미다.

정부가 거둬들여 지자체에 재분배한 보통교부세 또한 무려 17.3% 감소한 3조1,484억 원대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법인세 감소,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한 취득세 감소, 여기에 각종 감세정책 여파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됐다.

이런 식으로 올 상반기에 줄어든 도내 전체적인 지방세입은 총 7,843억원, 즉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2%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올해 본예산이 5,000억원 안팎인 무주군, 진안군, 임실군 등과 같은 동부권 지자체들 1년치 살림살이 비용보다 큰 손실이다.

이런 실태는 타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경제회복 둔화 등의 여파로 세수결손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다는 점이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지자체 분배용 보통교부세 재원인 내국세의 경우 올 6월말 기준 총 150조9,000억 원이 징수돼 전년 동기대비 약 6%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더욱이 그 진도율, 즉 목표액 대비 실제 세입액도 46.9%에 그쳐 최악의 세수결손 사태를 겪은 지난해(52.4%)보다 되레 5.5%포인트 더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만큼 앞으로 지자체에 배분될 보통교부세도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얘기다.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보통교부세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내국세의 경우 5월 누계에서는 마이너스 8조9,000억 원을 보였는데 6월에는 마이너스 9조6,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세수결손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난해 국세 결산 진도율을 기준삼아본다면 올해 보통교부세 감소액은 약 3조1,9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가 추가로 예고한 각종 감세정책 또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이를 문제삼은 오기형 의원은 지난 26일 국세청 출신 조세 전문가인 같은당 임광현(정책위 상임부의장·비례) 의원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감세정책은 즉각 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대규모 세수결손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상속·증여세 완화,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 특히 고소득자를 위한 대규모 감세정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자체들 또한 지역사회에 미칠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급공사 의존도가 높은 건설업계, 각종 공공사업을 위수탁받아 운영하는 법인단체, 기자재 납품업이나 용역 서비스업 등 곳곳으로 불똥 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직격탄 맞은 전북자치도의 경우 각종 사업안 축소나 연기 등 구조조정과 함께 올해 본예산에 약 2,300억 원대에 달하는 내·외부 차입 계획을 담아 주목받았다. 이는 전년보다 2배 가량 큰 빚잔치다.

더욱이 이중 약 310억 원은 지방채 발행을 예고했다. 지방채는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결손 문제가 지속될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 수단이 많지 않은 지자체 입장에선 상황이 호전되길 바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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