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 전세사기, ‘10년 무상거주-경매차익 보전’

-여야 절충안 합의, 오는 28일 피해자 구제 특별법 처리
-도내 200여명 구제, 군산-완주 신탁사기 피해자도 포함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8월 22일 15시10분

전세사기가 횡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 피해자들은 곧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중심으로 10년 무상거주, 또는 경매차익 보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구제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적 구제방안이 전무해 파문을 일으킨 군산과 완주 등지의 아파트 신탁사기 피해자들도 일부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국토교통부와 전북자치도 등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21일 여야 합의아래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앞서 여야가 앞다퉈 발의한 관련 법안 9건을 하나로 묶은 대안 법률로, 선구제를 고집해온 야당과 절대 그럴 수 없다며 맞서온 여당이 한발씩 양보한 절충안이다.

핵심은 LH가 문제의 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아 피해자들에게 공공임대 방식으로 최장 10년간 무상 거주를 보장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경매 차익을 받고 퇴거하거나, LH가 직접 전세계약을 맺은 민간주택을 임대하는 전세임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요건인 임차보증금 한도 또한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됐다.

아울러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신탁사기 주택을 비롯해 선순위 피해 주택과 위반 건축물도 LH가 사들여 그 피해자가 최장 10년간 무상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항력이 없는 이중계약 사기 피해자 또한 특별법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여야는 오는 28일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본회의 통과시 곧바로 하위법령 개정을 거쳐 공포 2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빠르면 올 11월 초 구제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 시행일 전까지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관리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개정안이 시행되면 경매 차익과 임대료 지원 등을 소급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북자치도 또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도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원하는 전액 보전은 아닐지라도 장기간 무상 거주나 전세금 일부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등 주거안정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도내 피해자들이 보다 많이 구제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현재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 피해자로 공식 인정된 전북 거주자는 모두 204명, 그 피해액은 총 137억 원대로 추산됐다.

거주지별론 전주(86명)가 가장 많고 군산(55명), 완주(43명), 익산(15명) 등의 순이다. 이들은 상당수 보증금을 다 떼인 채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이 가운데 군산 A아파트(47명)와 완주 B아파트(42명) 피해자들의 경우 임대업자와 금융업체간 담보신탁 사기사건에 휘말려 보증금 회수 자체가 곤란한 실정이다. 소액 임차인 최우선 변제권 등과 같은 구제장치를 활용하기 힘든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탓이다.

이밖에 또다른 전북 거주자 145명이 추가로 전세사기피해지원위 심의를 받고 있거나 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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