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진실한 삶의 철학적 깊이를 담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8월 22일 14시27분

'작은 둥지(지은이 윤재석, 펴낸 곳 도서출판 시우)'는 작가의 2ㅜ번째 수필집으로 일상을 소재로 삶의 일면을 관조하지만 그 내면에는 참된 자아와 진실한 삶의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다.

작가는 경험을 뒤져서 그것을 반추하고 관조하는 과정에서 사유를 만들어 가는데 작가는 희미한 옛 시간에 대한 향수를 통해 미래적 다짐을 하고 회상한 것들에게서 의미를 취득한다. 그래서 이 작가의 경험담에 이 작가의 생각을 빼곡하게 담아놓았다.

작가의 수필 세계는 소소한 주변의 것들을 보듬어 자신으로 가져오는 품 넓은 크기를 보인다. ‘회고의 언어’로 채워져 있다. 이 수필집에 실린 작품들을 들여다본 소회는 유감스럽게도 깊게 파이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하나의 소재에 매달리는 작가의 집요한 근성과 개별작품에서 달달한 맛도 두루 느낄 수 있다. 수필집에 동원된 언어와 그것들이 버무려진 표현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필에 깔린 작가의 목소리는 대체로 평범하다. 한마디로 일반적 수위에 놓인 수필집이다. 이 작가의 글쓰기 패턴은 굳이 해석을 필요로 하거나 어떤 정신성 발굴을 딱히 요하는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독자의 이목을 잡아당기는 웅장성식의 화려한 단장(丹粧)과는 거리가 멀다. '이산구곡가', '우화정', '장수 가야문화', '옥정호', '전주천' 등 전북사랑도 여러 곳에 드러난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삶의 계기들 이를테면 집, 가족, 음식, 놀이, 사람과 자연이 작가의 눈으로 들어와서 어떤 존재론적 의미를 취득한다. 그리고 그것들에서 현재를 찾는다. 작가는 사라진 무지개를 상기하며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수필의 무게는 경험의 그것이 아닌, 사유의 무게다. 사유는 현재화된 그것이고 그것이 곧 작가의 정신적 깊이를 보장한다. 작가는 그리움의 대상인 유년, 고향, 자연, 이런 것들과 능동적으로 적극적인 만남을 시도한다. 지금은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정서와 풍경, 이것을 한 조각이라도 다시 함께 하고픈 욕망으로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서예가이자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첫 수필집 ‘삶은 기다림인가’를 통해 삶의 발자취를 정리했다. 향토문화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진안미술사'를 펴내기도 했다.

작가는 진안 출신으로 계간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은빛수필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전북문인협회, 대한문학작가회 , 행촌수필문학회, 영호남수필문학회 전북지부, 전북수필문학회, 진안문인협회,한국미술협회 지안지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한문학 작가상, 영호남수필문학상, 은빛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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