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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햅쌀 수확하는데 묵은쌀 산더미…쌀대란 위기"

-우울한 쌀의 날, 쌀값 폭락에 농민들 길거리로
-묵은쌀 시장격리, 수입쌀 재협상 등 특단 촉구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8월 18일 14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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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북연합회 농민들이 지난 16일 도청 앞마당에서 시군 대표자 결의대회를 갖고 불통에 가까운 농업정책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펼쳐보이고 있다.

/정성학 기자







■ 제10회 쌀의 날



“곧 있으면 햅쌀을 수확하는데 묵은쌀은 여전히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였다…이대로라면 쌀값은 대란에 빠질게 뻔한데 정부는 도대체 뭘하는지 알 수가 없다.”

주식이자 식량안보 작물인 쌀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쌀의 날(8.18)을 맞았지만 쌀농가들은 또다시 쌀대란 위기에 빠졌다며 길거리로 나섰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북연합회는 지난 16일 도청 앞마당에서 시군 대표자 결의대회를 갖고 농축산물 가격대책 부실, 특히 수개월째 이어지는 쌀값 폭락세를 문제삼아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훈구 회장과 시군 대표자 등 150여 명은 “현재 농촌에선 쌀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 대란으로 인해 민란이 일어나게 생겼다는 아우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아랑곳 없이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성토했다.

더욱이 “정부는 변동직불제 부활은 안된다, 양곡관리법 개정도 안된다, TRQ(밥쌀용 저율관세 유지의무 수입물량) 재협상도 안된다, 대북지원 재개도 안된다, 해외원조 확대도 안된다 등 뭐든지 다 안된다고만 한다. 즉, 쌀 대책은 안 하려 하니 못하는 것이지,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힐난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시장격리 조치를 강력 촉구했다. 지금당장 묵은쌀이라도 시장격리 해야만 쌀값 폭락세를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의 격리물량(전국 15만톤)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론 20~30만톤 가량을 더 요구했다. 그만큼 묵은쌀이 많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는 얘기다.

문제의 구곡은 농협측 재고량만도 4월말 기준 전국적으로 총 82만7,000톤, 이 가운데 전북에 15만8,000톤이 쌓여있는 실정이다. 이는 평년 대비 약 30%(18만9,000톤), 전년동기 대비론 약 40%(23만5,000톤) 많은 수준이다.

덩달아 쌀값은 최근 7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수확기(10~12월) 쌀값은 80㎏들이 정곡 기준 가마당 20만 원대를 보였지만 올들어 4월말 약 19만원, 5월말 18만원, 7월 말에는 17만 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정부가 공언한 ‘20만원 유지’는 물 건너간 셈이다. 앞서 정부는 추가적인 시장격리 계획을 긴급 발표하기도 했지만 쌀값 하락세는 막지 못했다.

추석(9.17) 전 조생종 햅쌀마저 쏟아져 나온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헌법 제123조 4항은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 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고 규정됐다. 농산물 공수급 안정대책을 왜 헌법에까지 담아놨는지 곱씹어봐야할 대목”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헌법에 명문화된 이 같은 국가의 의무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농연 결의대회에 동참한 김현순 한국여성농업인 전북연합회장과 노창득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장도 지지의 뜻을 표한 채 한목소릴 냈다.

한편, 쌀농사는 수익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a당 논벼 순수익률(총수입-순수익)은 평균 29%에 불과했다. 농민들이 100원을 투자해 29원을 벌었다는 의미로, 정점을 찍은 2021년(38.8%)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깝게 빠졌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파동이 강타한 올해는 한층 더 악화될 것 같다는 게 농업계의 우려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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