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기고]나비부인과 소녀상

김동곤 칼럼니스트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8월 18일 14시19분

8월 15일 광복절이 어쩌다가 대통령이 '밥 먹고 살기 바쁜 세상'이라고 건국절을 쉽게 말하면서 광복회원들이 불참하는 최초의 광복절 행사가 되었다. 올해로 79주년이 되는 8.15는 두 쪽난 행사로 국민들은 우울했다. 나라를 온통 뉴라이트와 숭일주의자가 지배하며 부끄러움을 모르고 역사를 외면하고, 정의를 저버린 언론이 함께 춤들을 추고 있다.

헌법에도 명시되어있는 건국이념을 무시하고 보란듯이 일본을 이롭게 하고 있다. 정리되지 못한 친일 잔재들의 자본과 하수인들은 비온뒤 독버섯처럼 일어나고, 헌법을 가지고 마치 세종대왕을 비웃듯 망가트리고 있다.

드디어 그들에게 장악된 KBS는 기다렸다는 듯이 광복절에 기습적으로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했다. ‘푸치니’의 작품으로 주인공은 일본의 게이샤와 미 해군 사이에 비운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그 여인은 미군을 따라 본토에 도착하니 본부인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둘 사이에는 이미 아이가 태어났고, 결국 여인은 할복을 함으로 막이 내려진다. 그런데 그 여주인공이 극중에 '기미가요'를 불렀다고 한다.

얼마 전 독일의 한 도시에서는 갑자기 자기들이 세운 소녀상을 철거하겠다고 한국정부에 통보했는데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고 교민사회만 다시 고생하며 지키기 모임을 하고 있었다.

군산과 목포에 가보면 낙후된 도시의 상징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일본가옥이 아직도 존재한다. 우리는 그 근대문화유산을 헐어버리자고 하지 않는다.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서울에서도 모든 방송사가 집중해있는 상암동의 9단지 옆 길가에 나무로 지어진 특이한 집이 콜타르칠을 한 채로 보존되어있다. 그 건물은 일제 때 일본군 훈련소라고 씌어있다. 그리고 길 건너 60m 지점에는 일본인학교가 있다.

나비부인은 일본의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미 해군에게 속여 성 착취를 오페라로 만들어졌지만, 한국의 소녀상은 철모르던 한국의 어린 소녀들이 끌려가 성 착취를 당한 역사의 상징물이다. 아직도 유랑인처럼 떠도는 시베리아의 고려인들을 생각해 보았는가 지금도 연해주 도시들에는 100년 전 독립운동 사적지로, 간신히 씌어있는 가옥들이 많이 있다.

요동의 여순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안중근의사의 유언이 전시장처럼 걸려있다. "내가 죽은 뒤 하얼빈 만국공원에 묻었다가 조국이 자주독립이 되면 그때 나를 고국으로 보내 달라" 했던 그 약속을 지키지도 못했고, 그 유해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있다.

정부행사를 불참한 광복회장은 김구기념관에서 따로 행사를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독립운동가들이 흘린 피를 어떻게 한 치 혀로 감추려하는가" 하고 말이다. 쉽게 밥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꾸며대는 것을 보면, 밥 보다 소중한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 들이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지금부터 다시 제 2의 독립운동을 시작하자. 그리고 혁명처럼 깨끗이 그들을 청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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