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코로나 걸렸는데 약이 없데요” 발동동

-코로나 치료제 공급통제, 처방전 하늘의 별따기
-검사키트도 품귀현상에 소매가 5배 안팎 널뛰기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8월 15일 15시16분

-백일해 동시유행에 마스크 재권고 등 방역 비상

코로나19 재유행에 자가검사 키트를 찾는 손님도 많아졌다는 전주시내 한 약국./정성학 기자

“코로나에 걸렸는데 약이 다 떨어져서 없데요…그냥 감기약 먹고 집에서 쉬래요."

삼십대 직장인 A씨(전주)는 최근 몸살감기 증상에 병원을 찾았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에게 처방된 것은 전문 치료제가 아닌 일반 감기약 뿐이었다.

그는 “의사 선생님은 젊고 건강하니 별다른 문제가 없을 거라며 며칠 푹 쉴 것을 권고했지만 자칫 감기약만 먹다가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당황스럽다”며 “주변에 비슷한 사례가 적지않은 것 같은데 치료제가 하루빨리 제대로 공급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그 치료제도, 검사키트도 또다시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5월 방역 의무조치가 모두 권고로 바뀐 후 안정세를 유지했던 코로나19 환자들이 이달 들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도내 표본감시 의료기관 7곳을 조사한 결과 5월 첫주(18주차)부터 7월 첫주(27주차)까지 2개월여간 주당 10명 안팎을 보였던 코로나19 확진자는 7월 둘째주 21명, 셋째주 36명, 넷째주 68명까지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결국 8월 첫주(31주차)에 모두 121명이 확진돼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더욱이 단 7개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란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국적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등 치료제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도내 지정약국, 즉 코로나19 치료제 취급점은 모두 210여 곳에 이르지만 여유분을 가진 약국은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고 한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그 공급 횟수를 주 1회에서 2회로 대폭 확대했지만 좀처럼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는 얘기다.

급기야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4년 전처럼 ‘치료제 유통 통제장치’마저 재가동 했다. 전북자치도가 일부 물량을 직접 공급받아 일선 시·군 보건소를 통해 약국에 조금씩 분배하는 방식이다.

도는 곧바로 의사회도 찾아가 협조를 구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전문 치료제 처방은 자제해달라는 호소다.

자가검사 키트 또한 마찬가지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엔데믹(풍토병화) 선언 후 창고에서 먼지만 풀풀 날리기도 했지만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서 인기템으로 급부상 했다. 덩달아 개당 1,000원대로 뚝 떨어졌던 그 공급가나 소매가도 5,000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전주시내 한 약국 경영자인 B씨는 “그동안 팔지못해 쌓아둔 자가검사 키트가 100개 가량 있었는데 지난 주말 사이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와 서너개씩 사가는 바람에 전량 완판됐다”며 “곧바로 추가 주문을 넣어놨지만 언제쯤 들어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코로나19 재확산 파동은 8월말 전후 중대고비가 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냉방기를 많이 사용하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여름철에 급속히 확산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그때처럼 여름철에 반짝 유행하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재확산하는 과정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악화될 수도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과 기침예절, 손씻기와 실내환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요양병원이나 장애인 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경우 입소자나 종사자 모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와 함께 백일해까지 동시에 유행하면서 호흡기내과를 찾는 도민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백일해는 격리조치가 필요한 제2급 법정 호흡기질환으로, 올들어 급속한 확산세에 7월말 현재 모두 545명이 확진됐다. 최근 4년간(2020~23년) 총 11명, 월평균 0.22명 꼴이었던 것과 비교한다면 무려 354배 가량 폭증했다.

이또한 코로나19 파동과 맞물려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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