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멸종위기 새만금 '양뿔사초' 군락 무단훼손

시민단체, 수라갯벌 훼손한 주민들 적발
새만금 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앞두고 파문
"새만금공사-전북환경청 등도 책임져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8월 11일 15시54분

지난 9일 새만금 수라갯벌에서 트랙터를 통원해 염생식물을 베어내고 있는 주민들. 작은 사진은 멸종위기종인 양뿔사초.

/사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멸종위기종이자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신공항 설립 예정지에 자생해온 ‘양뿔사초’ 군락지가 훼손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말썽날 조짐이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지난 9일 새만금 수라갯벌에서 트랙터 여러대를 동원해 양뿔사초 군락을 베어내고 있는 주민들을 발견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새만금개발공사와 새만금개발청에는 그 작업 중단을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단체측에 따르면 훼손된 갯벌은 어림잡아 축구장 70배(50만㎡) 넓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에서 적발된 주민들은 가축 사료용으로 팔려고 염생식물을 베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관리주체인 새만금개발공사의 허가는 없었다고 한다.

수라갯벌은 새만금 내측에 남겨진 마지막 갯벌로 고라니, 너구리, 산조풀, 해홍나 등 다양한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생태보고로 손꼽힌다. 특히, 지난 5월 중순 양뿔사초 군락도 발견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뿔사초는 습지나 물가에 자라는 30~70㎝ 안팎의 여러해살이 풀로,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식물이자 국가적색목록에 위급 상태로 분류된 멸종위기종이다.

러시아 극동지방이나 중국 동북부 등지에 분포하는 북방계 습지식물로, 국내에선 주로 강원도 철원이나 횡성 등 북부권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권에선 지난 2015년 군산 백석제 이후 새만금 수라갯벌이 두번째 발견이다.

그만큼 보존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돼왔다. 새만금 신공항이 들어설 부지이자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논란거리를 만들어왔다.

공동행동은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진행중이고 아직 그 초안도 제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기대어 살아가던 수라갯벌이 속수무책으로 짓밟혀진 상황은 황당하고, 경악스럽고, 참으로 비통하다”며 울분했다.

아울러 “트랙터가 수라갯벌에 반입된 것은 8월 7일로 알려졌다. 하지만 3일이 다 되어가도록 공유수면 관리 주체인 새만금개발공사는 전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같다”며 “무단으로 염생식물을 훼손한 이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하는 것도 마땅하지만,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들의 서식지와 탄소흡수원인 염습지를 제대로 보호 관리하지 못한 새만금개발공사, 환경부, 전북지방환경청 또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계 기관은 다시는 이러한 참혹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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