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가야 세계유산센터 어디로…전북유치 ‘난기류’

-8월 말 협상 앞두고 남원 존재감 희미
-김해 고령 등 영남권 시군 간 경쟁 양상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8월 11일 15시13분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백제-서원-갯벌에 이어 가야도 놓칠 듯

백제, 서원, 갯벌에 이어 가야 세계유산 관리센터 또한 전북 유치는 물건너간 분위기다.

전북자치도 등에 따르면 빠르면 8월 말 국가유산청과 관계 지자체간 가칭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설립에 관한 협상이 본격화 된다.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전북과 경남북 7개 시군 가야고분군을 공동 관리할 기구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할지, 특히 그 기구를 어느 시군에 둘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최근 연구용역에선 그 최적지로 경남 김해시가 꼽힌 상태다. 그렇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펼쳐질 협상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 남원 고분군 하나를 제외한 유적지 6곳은 모두 경남북에 분포해 영남권 지자체간 힘겨루기 양상이다.

전북자치도측은 씁쓸한 표정이다. 사실상 전북 유치는 어렵다는 판단아래 ‘캐스팅 보트’, 즉 그나마 전북에 좀 더 유리한 지자체에 한표를 행사할 태세다.

도 관계자는 “가야고분군의 경우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남원은 뒤늦게 동참한 후발주자인데다 그 연속유산 또한 대부분 영남권에 소재하고 있어 그 통합관리기구를 전북에 유치하는 것은 쉽지않다는 게 현실이다. 정말 아쉽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으론 “영남권 설립이 불가피하다면 향후 장수와 무주 등 전북 동부권 유적지 전체로 확대한 세계유산 등재에 대비해 좀 더 나은 조건을 갖춘 지역에 들어서는 게 보다 실효적이지 않겠냐는 내부 판단”이라며 캐스팅 보트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설립된 전북관련 세계유산 관리기구 또한 모두 다른 지방에 자리잡았다.

실제로 익산, 공주, 부여 일원 백제역사유적지구를 관리하는 ‘백제세계유산센터’의 경우 대전시에 들어섰다. 전북과 충남간 기싸움 속에 제3의 장소가 선택된 사례였지만 충청권 거점도시인 대전에 설립되면서 개운치않은 뒷맛을 남겼다.

서남해안 갯벌을 관리하는 ‘한국의갯벌세계유산추진단’ 또한 전북, 충남과 경쟁을 벌여온 전남이 차지했다. 고창, 서천, 신안 등 그 등재지를 피해 선택한 제3의 장소는 바로 전남 무안군이었다.

조선시대 서원을 관리할 ‘한국의서원통합관리센터’도 제3의 장소인 서울시에 설립됐다. 정읍 무성서원을 비롯해 전남 장성 필암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경북 영주 소수서원 등 공동 등재지간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진 결과였다.

그런가하면 일부 세계유산은 관할 지자체들이 직접 각자도생식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창을 비롯해 전남 화산, 인천 강화 등이 공동 등재된 고인돌 유적이 대표적이다.

곧 협상이 시작될 가야고분군,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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