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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창]제갈량의 출사표에서 위정자의 역할을 본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8월 08일 14시30분

출사표는 왕조시대 신하가 적을 정벌하러 떠나기 전에 황제나 왕에게 올리던 표문(表文)인데, 그 중에서도 중국 삼국 시대 유비가 세운 촉한의 승상 제갈량(諸葛亮. 자는 공명)이 유비의 유언을 받들어 조조의 위나라를 치는 북벌을 앞두고 유비의 아들로 2대 황제였던 유선에게 올린 것이 가장 유명하다.

나라에 대한 애국심으로 가득 채운 제갈량의 출사표는 그 문장의 빼어남으로 명성이 높다. 오 늘날 위정자들이 새겨 읽어야 할 내용들이다.

몇 대목을 보면 『폐하께서는 귀를 여시어 신하들의 간언(練言)을 듣고, 선제께서 남기신 덕을 크게 빛내야 하며, 지사(志士)들로 하여금 기개(氣槪)를 크게 떨칠 수 있도록 하셔야 합니다.』

『공연히 폐하 스스로 덕이 없다 하며 자신을 가벼이 여기시고, 신하들이 간(練)하면 사리에 맞 지 않은 비유를 들어 변명함으로써 바른 도리를 잃으시며, 충성스런 마음에서 올리는 간언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으시면 안 됩니다.』

『폐하께서는 어디에서 일하는 자이건, 선한 자는 벼슬을 올려주고 악한 자는 벌을 주는데 조금도 차별을 두어서는 안됩니다. 만일, 간악한 일을 저질러 죄를 범한 자가 있거나 충성스럽고 착한 자가 있거든, 마땅히 그들을 사직(社稷)에 넘겨 죄와 공을 논하여, 그로써 폐하의 공정하고 정명(正明)한 정치를 밝게 드러내셔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사사로운 정에 치우쳐, 궁중(宮中)과 부중(府中, 정부)에 사용하는 법이 달라서는안 될 것입니다.』 등의 내용으로, 출사표에는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여 충언을 고하는 제갈량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제갈량은 또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은 어떤 지위나 명예를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결국 그의 인격과 품격은 영원히 인정받을 것이며, 반면 부정하고 비열한 사람은 남의 지지를 받더라도 결국에는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면서 「성실」과 「정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제갈량의 주장들은 현대 정치와도 연결하여 비유할 점이 분명히 있다. 특히 지방자치체 속에서 정직과 성실을 강조하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하 는 현대 정치인들이라면 이런 제갈량의 출사표에 공감하는 바가 클 것이다.

제갈량의 출사표에서 오늘날 자치단체와, 이에 속한 정치인들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본받을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제갈량은 출사표에서 성실하고 정직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가치를 강조했다. 현대 자치단체 와 정치인도 이를 본받아 투명하고 청렴한 지자체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또 제갈량이 하늘과 땅이 넓다고 했듯이, 각 지역은 고유의 자원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각 지역의 자원과 특성을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함으로써 그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농업이나 관광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특화된 발전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그 예가 된다.

또 제갈량은 성실한 인간이 결국 대접받는다고 했다. 현대 자치단체 운영에 있어서도 불법이 나 편법없이 성실한 운영이 이루어진다면 그런 자치단체는 반드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를 실천할 정치인이 정치권에, 자치단체에 존재하느냐의 문제다. 민선 8기가 반을 돌았으니, 이제는 그동안의 노력을 추스려야 할 때다.

한편 22대 국회도 개원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하지만 여야 간의 갈등 구조는 여전하고, 대통 령은 거부권 행사에 목을 메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지난 총선에서 보여준 민의를 실종케 하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무척 실망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대통령부터 중앙정치인들까 지 나라를, 국민을, 생각하고는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불과 두 달 전과 지난 2년 전에 제갈량의 출사표 못지않은 무수히 많은 청사진을 약속하며 당선자가 되었다면, 현재를 돌아보며 이제는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생각해야 할 때다. 하지만 그 길이 요원할 것만 같아서 답답하기만 하다.

/조영동(정읍문화도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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