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박물관, 미술관 더 늘려야

정읍시립박물관, ‘정읍 서화실’로 새롭게 단장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의지가 지속적이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7월 29일 17시35분

정읍시립박물관 제2상설전시실이 ‘정읍 서화실’로 새롭게 단장했다. 정읍 출신이거나 정읍에서 활동을 한 서화가의 작품을 차례로 공개한다. 전시는 작품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한 주기로 작품을 바꿔 구성된다. 우선 이번에 공개되는 서화가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주로 활동한 서화가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석지 채용신, 토림 김종현, 창암 이삼만, 몽련 김진민, 동초 김석곤의 작품들이다.

채용신은 1920년대 신태인 육리에 ‘채석강 도화소’라는 공방을 마련해 활발한 활동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10년 정읍 칠보면 화개헌 김직술의 집에 머물면서 그린 것으로 알려진 칠광도, 송정십현도와 함께 1924년에 그린 최치원 초상이 먼저 전시된다. 또 전북의 대표적인 한국 화가로 알려진 김종현이 금강산의 주요 명소를 10폭의 병풍에 담은 작품도 공개된다.

고창군립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하반기 착공과 함께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간다. 고창군립미술관은 2009년 종전 농산물판매장을 리모델링해 미등록 미술관으로 운영됐었고, 최근 동리정사 재연사업과 함께 미술관 이전 신축사업이 추진됐다. 가장 먼저 회초무향박물관(고창군립미술관)이라 이름했다. 전 전북일보 진기풍 사장이 고희를 맞아 고창군에 작품을 기증한 것이 군립미술관의 시초다. ‘무초(無初)’는 진기풍 선생의 호이며, ‘무초회향(無初懷鄕)’은 선생이 고향을 품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기증 작품은 서양화, 한국화, 서예, 도자기, 서각, 고서 등 143점에 달한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와 순창 섬진강미술관의 운영도 빼놓을 수 없다. 열악한 지방재정 환경을 극복하고 예산을 투입하고자 하는 지자체의 의지가 그동안 사장돼 왔던 전시관, 미술관, 박물관 등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다만 지자체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투자를 하면서 까지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의지가 지속적이어야 한다. 건립 초기에 지자체가 많은 인력을 배치하고 예산까지 투입하면서 의욕을 보였지만, 지속적이지 못했다. 그 결과, 더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시설과 소중한 선조들의 문화유산이 사장되기도 했다.

또 시설 등 인프라 구축에 따른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운영도 중요하다. 오늘날 한국은 외국인들에게 대중문화와 IT의 강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원천을 우리의 유구하고 품격 있는 문화적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항다. 이와 동시에 보편성을 바탕으로 외국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여 우리의 시야와 지식을 넓히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지역 문화시설은 누구나 언제든지 찾아와 머물다 갈 수 있는 휴식의 장소이다.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잠시 쉬어가도 되는 곳, 뒤를 돌아다봐도 되는 곳이기도 하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전시를 천천히 감상하면서 정신적 위안을 받거나 진지한 사유와 성찰을 하거나 때로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빛나는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되기를 희망한다. 휴가철을 맞아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또는 나 홀로 여유를 누리며 찾아오는 가까운 쉼터인 박물관에서 문화와 일상의 가치를 한껏 느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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