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 체류자, 주민등록보다 3.5배 많다

-첫 소멸위기지역 생활인구 조사결과
-무주 15만, 고창 26만, 정읍 33만 등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7월 29일 16시40분

-통근과 관광 등 체류자 씀씀이 주목

지자체마다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인 가운데 도내 체류형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상 인구보다 최대 5배 이상 많다는 첫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이다.

그만큼 통근자나 관광객 등 체류자가 많다는 의미로, 임실군과 순창군 등의 생활인구는 15만명 안팎, 정읍시와 김제시 등은 무려 30만 명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 즉 소멸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전북 10곳을 포함해 전국 8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올 1분기(1~3월) 생활인구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

생활인구는 현행 주민등록인구(외국인등록자 포함) 외에 통근, 통학, 출장, 관광 등을 이유로 특정 지역에 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체류인구까지 합산한 인구를 일컫는 말로, 지난해 일부 지역 시범조사를 거쳐 이번에 전면 확대됐다.

조사결과 도내 소멸위기지역 10곳의 생활인구는 무려 220만 명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주민등록상 인구는 통틀어 49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체류인구는 이보다 3.5배 많은 약 171만 명에 달했다.

도내 체류인구는 여성(43.2%)보다 남성(56.8%)이 좀 더 많다는 특징을 보였다. 연령대별론 50대(25.3%), 40대(17.7%), 30대(11.5%) 순이고 60세 이상(28.4%)이나 30세 미만(17.1%)도 적지않았다.

거주지의 경우 타 시·도(61.2%)에 사는 주민이 전북도민(38.8%)보다 많았다. 구체적으론 경기(13.1%), 광주(9.7%), 서울(8.2%), 전남(6.5%) 등지에 주소를 둔 채 전북을 오가는 사례가 많았다.

체류기간은 월 1일(55%)이 전체 절반 가량을 차지했지만 2~7일(36.9%), 또는 8일 이상(8.2%) 체류자도 상당했다. 평균은 월 3.1일로 분석됐다. 월평균 숙박일수는 3.7일, 조사기간 내 2차례 이상 방문한 사례, 즉 재방문율(26.7%)은 4명 중 1명 꼴이었다.

시·군별론 임실군과 무주군이 도드라졌다. 두 지역의 경우 주민등록상 인구는 각각 3만 명을 밑돌았지만, 체류인구는 그 5배가 넘는 13만명 안팎, 전체 생활인구는 15만명 안팎을 기록했다.

고창군과 부안군 또한 주민등록상 인구는 5만명 안팎에 불과했지만 생활인구는 각각 26만여 명과 30만여 명에 달했다. 각각 체류자가 주민등록자보다 4~5배 가량 많다는 사실이 파악된 결과다.

전체 생활인구 수론 총 33만 명대로 추산된 정읍시가 도내 최다를 기록했고 남원시와 김제시가 각각 31만 명대로 뒤이었다. 이들 지역도 주민등록상 인구보다 체류인구가 2~3배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결과는 소멸위기 극복대책 수립용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체류형 생활인구만 늘려도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 지자체들이 주목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출산율 제고나 귀농촌 촉진 등과 같은 주민등록인구 늘리기는 사실상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도내 주요 숙박시설과 공공시설 170곳은 이미 워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한 채 원격근무 겸 여행을 즐기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를 겨냥한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최근 전북자치도의회도 체류형 생활인구 유입 촉진사업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세컨드 홈 활성화, 소규모 관광인프라 조성, 지역특화형 비자 확대 등 범국가적 지원을 호소하는 건의안을 내놓기도 했다.

전북자치도 또한 마찬가지로 체류형 생활인구 늘리기에 공들이고 있다. 특히 올 12월 전북특별법 개정안 시행, 즉 각종 특례권한 지방이양에 맞춰 관련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정읍에서 가진 전북지역 민생토론회를 통해 그 지원의사를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고 더 큰 미래로 도약해 나가는 길에 전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해 12월 제정된 특별자치법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계속 추진하고, 생명경제도시 전북을 이루는데 필요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체류형 생활인구 특례 지원사업과 같은 과제들을 특별법에 반영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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