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산과 같은(如山)’여산(如山)선생의 묵향을 기억하다

' 여산(如山) 권갑석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 유묵전', 익산 권영주갤러리에서 개최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6월 24일 08시47분

'여산(如山) 권갑석(權甲石,1924~2008) 탄신 100주년 기념 유묵전'이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익산 권영주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엔 병풍을 포함 3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여산선생은 왕희지 서체의 행초서가 뛰어난 한국서단을 대표하셨던 서예가였다. 만년에 이르기까지 연서의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곧고 힘차면서도 필력이 출중한 서체가 돋보이는 필법 세계를 추구했다.

앞서 여산묵연회는 4월 29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제50회 여산묵연전’을 가졌다. 여산묵연회는 전라북도 서예계를 대표하는 여산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한 제자들과 서예 지인들로 구성된 단체다. 매년 제자들이 그 뜻을 이어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여 발전된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는 여산 권갑석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여러 점의 스승의 작품을 전시했다. 그가 남긴 고유 서예술을 기반으로 한 창작서체인 여산체를 알리고 스승의 서예술의 세계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의미를 톺아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권영수 한국서예연구회장과 김옥순 여산묵연회장은 "이번 유묵전은 선생님이 일생의 필혼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여 서예를 하는 후학들에게 예술혼을 불태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여산(如山)선생은 ‘산과 같은(如山)’ 스승 소전 손재형(1903-1981)선생을 만났다.

“서예는 붓으로 정성스럽게 쓰는 예술입니다. 조용히 앉아 먹을 갈다 보면 내가 보이고 또 글을 음미하다 보면 말할 수 없는 그 어떤 매력이 덥썩 나를 붙들곤 하죠. 더디 가는 길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닌 까닭이죠. 느린 만큼 깊이 더 헤아릴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여산(如山)의 족적과 흔적들이 이곳저곳에서 때론 도도한 산이 되고, 때론 물이 되어 넘쳐나고 있다.

전라북도 예맥(藝脈)의 도도한 흐름. 그 길은 넓고 길다. 때문에 디뎌온 길도 디뎌갈 길도 단단하다. 아니, 아주 느릿하고 느긋하다. 저 여산(如山)선생 처럼.

소전의 스승인 무정 정만조와 성당 김동희선생은 또다른 ‘산과 같은(如山)’ 원교 이광사선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산이 크기 때문인가, 소전의 애제자는 원곡 김기승, 학남 정환섭, 해청 손경식, 무여 신경희, 강암 송성용, 남정 최정균, 우정 양진니, 동강 조수호, 평보 서희환, 여산 권갑석 선생 등 한국 서예를 빛난 별들로 가득 차 있다.

선생은 익산 춘포출신으로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했다. 서예가로서의 화려한 경력 이면엔 평생 교단을 지킨 교육자로서의 삶이 있다. 전주사범학교를 나와 지난 44년 교육계에 입문, 89년 정년퇴임 때까지 46년간이나 교직에 몸담았다.

익산과 군산시 등지에서 교육장을 지냈다.젊은 교사 시절 본격적인 서예 공부를 시작한 그는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서 연이어 입선과 특선을 수상하며 두각, 지역 서단의 거목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입선 4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특선 4회를 거쳐 국전 제21회 서예부 최고상을 수상,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차지한 바 있다.

그후 국전 추천작가, 초대작가, 심사위원,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등을 역임하면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교단에서 정년 퇴임하며 현역 생활을 정리한 지 오래된 시점에서는,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부터 손수 꾸려온 한국서예연구회를 통해 한중일국제서예교류전을 추진하는 등 못다 이룬 꿈을 일궈가기도 했다.

그는 또 신춘휘호대전과 한국서예대전 등을 통해 서예의 저변 확대에 많은 공을 들였으며, 전북서예교육연구회와 여산묵연회(익산), 묵향회(군산) 등을 통해 후학들을 길러내기도 했는데, 우암 이태중, 가천 심동식, 여송 김계천선생 등이 묵연회 출신의 제자다. 그래서 그는 2002년엔 제10회 목정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서가협회 공동의장, 창암 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장 등으로 활동한 데 따른 수상인 셈이다.

선생은 지난 2001년 창암 이삼만 선생 기념사업회를 발족한 데 이어 그 이듬해 전국에 흩어진 창암의 글씨 120여점을 모아 유묵첩을 펴내기도 했다. 게다가 사업기금 마련을 위한 서예전을 서울에서 열기도 했다. 또한 창암 선생의 연구논문집과 유묵첩을 연차적으로 발간한 것도 여산 선생이 주도한 일이다.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운영위원장, 심사위원장, 한국서예연구회장, 창암기념사업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서가협회 공동의장과 고문 등을 맡기도 했었다./이종근기자

■ 이종근 기자의 최근기사

‘산과 같은(如山)’여산(如山)선생의 묵향을 기억하다

교원문학회, ‘교원문학’ 제10호 펴내

전주서원시니어클럽, 라온체육센터 1층에 카페 온 (cafe ON) 개업

평화,공존,번영의 광복 80년을 지향한다

일본에 수묵으로 ‘한국의 강’ 소개

더위 식혀 줄 합죽선 선물하세요’ 전주부채문화관, 도 무형유산 선자장 박계호 초대 ‘선물'전

익산 춘포면 농부 이춘기가 남긴 30년간의 일기

전북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 '전북의 비지정 문화유산'과 '전북문화' 제28호 발간

“모두가 주인공이자 승자” 제29회 전북청소년연극제 10일 개막

전주 누벨백미술관서 문화인 개인전

전주 호남문고, '문학, 내 안에 들이다' 문학 프로그램 운영

Leave a Comment

많이 보는 기사

전주서원시니어클럽, 라온체육센터 1층에 카페 온 (cafe ON) 개업

살기 좋은 도시 완주에서 성악의 향기 전해

사전투표하는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