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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대한민국에서 최고 비싼 전북 수돗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23일 14시45분

최근 익산시가 신흥저수지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지방정수장 수돗물 생산을 폐쇄하고 100% 수자원공사에서 사 먹는 것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익산시가 지난 71년 동안 한 번도 단수 없이 깨끗하고 저렴한 수돗물을 공급한 것은 보물 같은 자원 지방정수장 덕분인데 왜 중단하려는 것일까?

이런 익산시의 정책추진은 신흥저수지 공원 조성과 주변 개발을 위해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하려 한다는 비판과 우려 섞인 시선들이 많다. 지금의 산책로 조성 및 전면 개방 정도면 충분한데 굳이 오리배 띄우고 개발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익산시는 상수원 보호구역 관리와 정수장 개선에는 쥐꼬리만큼 예산을 배정하며 관심도 두지 않으면서, 주변 사유지 토지보상과 시설 조성에는 수백억 원을 사용해 행정의 직무유기 아니냐는 목소리들도 나온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지방정수장은 440개, 수자원공사 정수장은 38개가 운영중이다. 2개 이상 도시에 수자원공사가 수돗물을 공급하는 형태를 광역상수도라고 칭한다. 지방정수장의 대표적인 수돗물이 서울시가 한강 물로 만드는 아리수다.

전북에서 지방정수장 폐쇄하고 광역상수도 수돗물 100% 공급받는 도시는 전주, 군산, 정읍, 김제, 완주, 장수, 고창 등 총 7개 도시이다. 지방정수장에서 자체 생산하는 도시는 익산 2개, 남원 1개, 진안 4개, 무주 5개, 임실 2개, 순창 2개, 부안 1개 등 총 7개 도시로 17개소 정수장을 운영 중이며 자체 수돗물과 광역을 병행 공급하고 있다.

전북은 대한민국에서 수도요금이 최고로 비싸다. 전북 톤당 평균요금은 937.3원으로 서울 632.9원, 대구 667.9원, 광주는 646.4원에 비해 30% 이상 더 비싸다.

전북이 비싼 이유는 전주 925.8원, 군산 979.2원, 정읍 1,218.5원, 김제 1091.8원, 완주 1083.9원, 장수 1,055.4원, 임실 1,199.7원 등 광역상수도 공급 도시들 요금이 비싸기 때문이다. 익산은 755.6원으로 전북에서 가장 싸다.

익산시는 완주 어우보에서 신흥정수장까지 28km 대간선수로를 통해 흐르는 하천수를 신흥저수지에 담수했다가 수돗물을 생산한다. 대간선수로는 일제강점기 1923년에 완주, 익산, 군산까지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조성한 63km 물길로 100년이 넘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할만한 가치가 있는 자원이다.

수돗물 원수로 사용하는 하천수 수질은 매우좋음, 좋음, 약간좋음, 보통, 약간나쁨, 나쁨, 매우나쁨까지 7단계로 구분하는데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4단계까지 정수처리 후 수돗물로 사용할 수 있고, 6단계까지 공업용수로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신흥정수장 지점까지 매우좋음, 좋음으로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익산시에서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간선수로 원수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가 수질 유지에 노력하는 절대적인 이유이다.

만약 익산시가 수돗물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면 대간선수로 수질은 급속하게 오염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신흥저수지 또한 오염되고 녹조는 더 심해질 것이다. 실제로 익산 이후 군산까지의 구간은 수질도 떨어지고 오염도 심하다.

특히 아파트가 밀집된 동산동에 깨끗한 친수공간으로 자리했던 대간선수로 구간이 탁해지고 악취 풍기는 환경문제를 일으키게 될 것도 우려된다. 수질오염 이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

수돗물은 기본권, 생존권에 해당하는 공공재이다. 한 도시가 수돗물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시민 삶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핵심적인 경쟁력이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 한쪽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위기대응 차원에서도 2개의 루트가 있는 것은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이다.

수자원공사 수돗물을 100% 공급받고 있는 7개 도시는 광역상수도에 이상이 발생하면 도시 전체가 단수를 해야 하지만 지방정수장을 운영 중인 7개 도시는 위기 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수질의 안정성과 안전성, 가격의 경제성, 위기대응 등 어느 면에서 보아도 수돗물을 자체 생산하는 것이 시민에게 훨씬 이롭다. 상수원 보호구역을 해제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도시의 단체장은 먹는 물 주권을 수자원공사에 넘기기보다 보호하고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직접민주지역자치당 창당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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