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국보법 위반 혐의 시민단체 대표, 징역 8년 구형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 결심 공판 열려
재판부, 뒤늦은 검찰 기소에 의문 제기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6월 10일 16시27분

북한 공작원에게 정보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북 지역 시민단체 대표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0일 전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상곤) 심리로 열린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 결심 공판에서 징역 8년형과 자격정지 8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 공작원 A씨와 해외에서 회합하고 이메일을 통해 정세를 보고하는 등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과 A씨의 해외 회합 모습은 마치 첩보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고 했다. 하 대표가 A씨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하 대표는 공항에 마중을 나온 A씨와 눈인사만 교환 후 모르는 사람처럼 멀리 떨어져 이동했다. 불필요한 여러 경로를 거쳐 제3의 호텔에서 접선하고, 이 과정에서 A씨는 무언가를 경계하며 끊임없이 관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보낸 메일에는 국내 정세 및 단체 동향을 보고하는 내용, 김정은 집권 1주년을 축하하는 내용 등이 확인된다”며 “공작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명백한 내용을 발생시켰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만남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객관적 사실은 인정하지만, A씨가 공작원인지 몰랐고 국가안보를 저해할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제공 자료도 시민단체 내용이 대부분으로 누구나 접근 가능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건 증거 기록을 살펴보면 국가정보원이 10년 넘게 피고인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정말 피고인이 공작원과 내통하거나 안보를 저해하는 행위를 했다면 국정원이 10년이 넘도록 방치했을 리 없다”고 했다.

이날 하 대표 심문을 마친 재판부는 양측에 보완 자료를 요청했다. 변호인 측에는 하 대표가 A씨를 신뢰할만한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와 누락 증거가 있다면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검찰에는 “이 사건이 2013년 문제가 됐다면 바로 재판을 청구하는 것이 정상 절차로 보인다”며 “기소된 내용을 보면 6~7년간 동태 파악만 하다가 뒤늦게 기소됐는데 그 점이 궁금하다”고 했다.

또한 “위법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수년 동안 동태를 관찰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정도에서 그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피고인이 주고받은 내용과 관련해 국가기밀 누설이 됐다거나 심각한 사회적 국가적 피해가 일어난 것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하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은 8월 14일에 열릴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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