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광고비 안 주면 비판기사’ 공갈 언론인 징역형

재판부 “직업윤리에 비춰볼 때 죄질 매우 나빠”
공무원 노조 “실형 선고 적극 환영”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5월 28일 15시56분

지자체를 상대로 비판기사를 쓰겠다며 공갈해 광고비를 챙긴 인터넷신문 기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8일 전주지방법원 형사3단독(부장판사 정재익)은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 대해 징역 1년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임실군 공무원에게 22차례에 걸쳐 비판기사를 쓰겠다며 공갈해 2,600만원 상당 광고비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임실 한 인터넷신문의 실질적 운영자이자 기자로 활동했다. 동시에 한 생활문화예술동호회에서 임금을 받으며 사무국장을 겸직했다.

2018년 홍보 업무를 맡은 공무원 B씨는 A씨 언론에 광고비가 과다하게 책정됐다고 판단, 광고비를 삭감했다. 2020년에는 겸직 사실을 알게 되자 광고비 집행을 중단했다. 그러자 A씨는 그해 5월부터 광고비 지급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B씨가 부담을 가질만한 언급을 하며 광고비 지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이 시기 피고인 전화 통화 녹취록에는 행정을 견제하고 건강한 비판을 하겠다는 내용은 전혀 없고, 불리한 기사를 작성해 돈을 받아내자거나 B씨를 비방하는 내용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작성한 기사를 공무원 상급자와 B씨 지인에게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압박한 정황도 밝혀졌다. 재판부는 “이런 점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비판기사를 게재할 것처럼 해악을 고지해 광고비를 지급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다만 “최초부터 부당한 요구를 해 광고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부 금액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직업윤리에 비춰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범행을 인정하지 않은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전북 공무원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공무원 노조는 “언론인의 탈을 쓴 사이비 기자의 행위는 지방 행정기관의 뿌리를 흔드는 범죄행위”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시는 사이비 기자가 언론과 대한민국 사회를 멍들게 하는 악순환이 멈추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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