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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꿀벌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19일 14시22분

과일 농사에 꿀벌은 절대적 존재이다. 그래서 곤충이지만 축산법상에는 가축으로 분류한다. 꿀벌이 없으면 사람 손으로 수분 활동을 해야 하기에 다량 생산이 어렵다. 꿀벌은 곤충계의 일등 노동자이다. 부지런히 일하고, 저축하자는 의미로 전북은행의 심볼이 한때 꿀벌이었던 적도 있다.

꿀벌은 인류의 생존을 책임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가 꿀벌을 이용하게 된 것은 적어도 5,000년 전이라고 한다. 이집트왕의 인주에도 꿀이 사용되고, 왕들의 무덤에서도 발견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나 성서에도 기록되었으나 본격적인 상세 기록은 르네상스 이후이다.

우리나라의 양봉 역사도 2,000년이 넘는다. 고구려 태조 때 중국에서 꿀벌을 들여와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역사학자들은 보고 있다. 그리고 삼국시대에는 양봉이 널리 보급돼 귀족들이 꿀을 애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근대적인 양봉은 독일 선교사가 들여온 이탈리안종이 시작이다.

꿀벌이 기특한 것은 한 가지의 나무에서만 수분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복숭아나무와 살구나무가 같이 있다면 두 나무를 오가며 꿀을 따는 것이 아니라, 처음 찾아간 나무에만 매달린다. 그러기에 생태계의 교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부지런함에 착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수분 활동을 하는 일벌은 여왕벌, 수벌과 공존한다. 그러나 일벌의 수명이 너무 짧다. 겨울에는 6개월 정도지만, 여름에는 6주 정도 산다. 그 6주 중 전반은 알을 돌보며, 벌집을 치우고, 여왕벌을 먹이는 등 집안일을 하고, 이후 3주 밖으로 나가 꽃가루와 꿀을 모으는 채집자가 된다. 평생 동안 티스푼 1/12 정도의 꿀을 생산한다.

여왕벌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이다. 한 번에 2,000개의 알을 낳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일생 100만 개 이상 산란을 한다. 당연히 도우미가 필요하다. 일벌들은 여왕벌에게 로얄젤리를 먹이고, 애벌레들을 돌본다. 여왕벌이 성숙하면 결혼비행을 하는데 이때 수벌이 나선다. 가장 빠르고 강한 수벌이 여왕벌과 수정하는데 그 수정으로 여왕벌은 평생 알을 낳지만, 안타깝게도 수벌은 죽게 된다.

5월 20일, 오늘은 세계꿀벌의 날이다. 무슨 날이 지정된다는 것은 그 대상이 위험하기에 보호하거나 중요성을 인식하자는 의도가 있음이다. 2017년 12월 유엔은 꿀벌의 중요성 인식은 물론, 갈수록 개체 수가 줄어들어 위험하다고 판단해 세계꿀벌의 날을 제정했다.

지구 온난화와 무분별한 농약 살포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꿀벌 보호를 위해 연예인들도 동참했는데 얼굴과 목, 어깨에 꿀벌이 붙어있는 사진에 ‘꿀벌을 환경수호자로 인정한다’는 문구를 넣은 안젤리나 졸리의 화보가 특히 관심을 끌었다. 곁에 있기에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꿀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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