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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험지 배려, 배려 아닌 당연한 일이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21일 17시00분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조배숙 전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을 당선권에 재배치했다. 당헌·당규의 명문 규정에도 불구하고 호남 홀대 논란이 불거졌던 걸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미래 공관위는 조 전 의원이 호남에서 보수의 영역을 확장했다고 재배치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 계열의 정당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조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고, 당의 이념과 정강을 적극 설파하고 나선 공로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35명에 이르는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하면서 전북 출신을 단 한 명도 배치하지 않은 걸 뒤늦게나마 바로잡은 건 다행이다. 당선 안정권인 비례 20번 이내에 배치된 호남 출신 인사는 조 전 의원을 포함해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을 5번에,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을 8번에 배치해 3명이 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애초 당헌·당규에 험지 출신을 25%까지 배정하겠는걸 명문화하며 했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위성정당까지 만들어 비례 의석을 추가하는 바람에 비례의원에 대한 국민 시각이 곱지 않지만, 애초 비례대표 제도는 지역구에서 당선되기 힘든 전문가집단을 의정 단상에 끌어 올리는 좋은 제도다.

전문성과 고른 직역의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지역구 선출방식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문성을 가진 인사들을 당선권에 배치하는 게 옳다. 한데도 당헌·당규로 정해 이른바 험지 출신을 비례대표로 추천하는 것은 극심한 지역 쏠림을 되풀이하는 현행 지역구 선출제도를 보완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이른바 호남 몫 배치가 험지 우대가 아니라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보완하는 제도인 셈이다. 비록 당선에 이르지 못하는 비율이긴 하지만 국정에 반영해야 할 목소리와 이해를 대변하는 역할이다.

호남 몫 당선권 배치가 단순히 호남 출신 인사를 배려하는 시혜적 제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아직도 전북 출신 비례 의석 홀대가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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