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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수필]존경의 마음 갖는 달

이승훈

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01월 21일 15시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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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뀐 1월이다. 인디언들은 1월 새해를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이라고 이름하였고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는 ‘해오름달’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나는 1월을 무엇이라고 새로 이름을 붙여 볼까. 새달, 계획하는 달, 첫발 딛는 달 아니지. 소견이 짧아서인지 인디언처럼 마음을 되새겨 볼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힘겹게 매화 꽃봉오리 올라오는 달, 바람이 깊어진 달, 봄소식 기대하는 달, 매화 꿈자리 달, 네가 오는 달, 솔밭의 눈이 쌓인 달, 백신 준비될 달은 어떨까? 새롭게 시작하는 달이 맞다. 새로운 마음을 갖는 달도 맞다. 존경의 마음을 갖는 달쯤 정해보는 것도 좋겠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사람 아래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는 것이다. 단지 다를 뿐이다. 그러므로 내 주관만 옳다고 할 수 없다. 자연을 바라보듯 사람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것이다. 엊그제 하얀 광목이 펼쳐진 듯 눈이 마당 가득 내렸다. 어린아이들이 본디 마음 가는 데로 노는 모습을 보았다. 가장 순수하여 높고 낮음이 없는 때이다. 그런데도 어린이를 버려두다 못해 악용하고 몸서리치게 험한 세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어린이를 위하여 모든 이가 나서야 한다. 같은 마음으로 가장 가난하고, 가장 약하고, 가장 비천한 사람을 위하여 봉사하여야 하는 곳이 종교와 학교일 것이다. 같은 눈으로 공정하게 바라봐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인격이 있다면 가난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지식도 알고 있는 만큼 다른 사람을 위하여 지식을 나눌 필요가 있겠고 물건도 풍부한 시대이니 함께 나누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내가 이번에 이사하는데 많은 것을 버려야만 했다. 웬 물건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소유욕이 많았나 보다. 미리 나눌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만 남는다. 물건도 그렇건만 마음을 나눌 수 없다면 아집과 편견으로 보이는 세상에 어떻게 아이들하고 함께 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학교에는 열정이 있는 선생에게는 나쁜 학생이 없다. 교사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배우려 하지 않는 학생에게 배우려는 의욕을 북돋워 주는 것이다. 옛말에 학생들에게 배울 의욕을 고양하지 않고 교육하려는 교사는 차가운 쇠를 두드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학교는 종교에서 말하는 수행과 비교된다고 볼 수 있다. ‘이해인의 말’이라는 책에 나온 성철스님 말씀이다. “수행이란 안으로는 가난을 배우고 밖으로는 모든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이다. 용맹 가운데 가장 큰 용맹은 옳고도 지는 것이다. 공부 가운데 가장 큰 공부는 남의 허물을 뒤집어쓴 것이다.”라고 했듯이 우리가 이런 말씀을 조금이나마 따를 수 있을까.

학교는 비대면 수업을 작년에 경험하면서 교육과정과 수업 형태 등이 바뀌는 새 패러다임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학교생활기록부를 완성하고, 교육과정을 새로 짜며 새 업무가 주어지는 시절이 되었다. 새 업무와 담임 업무를 기피 하려고 하는 세태 속에 있다. 그러나 젊은 교사 중에는 그래도 담임과 새로운 업무를 맡아 주었다. 그리고 평상시와 같은 일을 실수 없이 묵묵히 일하고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노력하는 교원들이 있어 학교의 장래는 밝은 것이다. 이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이 발로하는 달이 되겠다. 우리가 원하는 일을 얻게 되기 위해서는 괴롭고 힘든 일이 생긴다. 계획대로 일이 성사되는 것은 적다. 따라서 사랑이나 행복은 그저 그냥 오지 않는 것을 알지 않는가? 자기 직분에서 일하고 어린이 마음 하나하나 공들여 보자고 다짐하면, 1월은 존경의 마음을 갖는 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발아래 눈은 그대로인데 남녘에서는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언젠가 금둔사에 간 적이 있는데,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는지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봄을 기다리는 만큼 각오가 필요하다. 봄의 의미를 알려준 분에게 존경의 표시를 하고 싶다. 매화꽃이 피려고 준비하고 있는 달에 존경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승훈 수필가는



군산 출생, 마한 문학상 수상, 지평선 문학동인, 군산 대성중학교 교장

시집, 신아출판사 외1

미술 에세이, 열린출판 외1

인물자료집, 공동집필, 익산문화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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