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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시설 과밀수용… 국가 의지부족 탓”

법원, 출소자가 국가 상대로 낸 손배소송에 손
재판부 “수용자도 인간”…정신적 피해 배상해야


기사 작성:  양정선 - 2022년 06월 29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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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밀 수용으로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출소한 수용자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청구자의 손을 들어줬다. 혼거·과밀수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재정 탓이 아닌, 국가의 ‘의지’ 문제라는 판단이다.

전주지법 민사11단독은 29일 A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국가)는 A씨에게 위자료 539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 “수용생활 기간 과밀 수용으로 인해 최소한의 시간과 생활공간도 확보하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무더운 여름에 과밀 수용된 상태에서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수용된 사람들 사이에 폭행과 욕설까지 오고 가는 일이 발생했다”고도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 측은 ‘재정 문제’ 등을 주장하며 수용자의 혼거·과밀 수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의지의 문제”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용시설은 혼거 수용이 마치 원칙인 것처럼 운영돼 왔을 뿐 아니라 매우 과밀하게 수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형의집행및수용자의처우에관한법률 제14조’는 수용자의 독거 수용을 원칙으로 하면서 예외적인 경우에만 혼거 수용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어 “이러한 문제는 여러 곳에서 오랫동안 지적돼 왔음에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피고는 재정적 문제나 기타 여러 가지 사정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타당하지 않고 의지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특히 재정문제에 대해 재판부는 한국의 GDP 규모가 세계 10위에 오른 점을 들어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또 △헌법적 요청에도 수용자 인권보장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이 얼마인지 강제력 있는 규정조차 마련하지 않는 점 △동물복지증진 등을 위해 동물보호법까지 제정·시행하고 있는 점을 들면서 “그 어떠한 이유로도 혼거·과밀 수용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수용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만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과 생활공간은 보장돼야 한다”면서 “예외적 사유로 ‘독거실 부족 등 시설여건이 충분하지 아니한 때’가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으로, 불가피한 경우에만, 일시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일상적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500일이 넘는 기간 중 혼거 생활을 한 것도 모자라 과밀 수용으로 종종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마저 무너지는 자괴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의 정신적 및 인간적 고통과 앞서 본 피고의 경제력 등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판시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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