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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전체를 부감하며 잡아낸 사계를 32장의 대형 화폭에 담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2년 06월 23일 14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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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사상 '다시 붓질’·겸애의 순간들_섬진팔경(지은이 송만규, 출판 거름)' 은 우리나라 미술사에서 처음으로, 섬진강 전체를 부감하며 잡아낸 8장면의 사계를 모두 32장의 대형 화폭으로 그려냈다. 이 그림들과 함께 강의 덕성과 품성을 드러낸 작가의 사유어린 창작 과정을 잔잔한 글에 담아 완성한 책이다. 이름하여 ‘섬진팔경’이다.

유장하게 흐르는 섬진강처럼 작가의 그림은 크고 웅장하다. 21m 길이의 '새벽 강'과 24m 길이의 '언 강'은 수묵의 절정미를 보여 준다. 골짜기 골짜기를 굽이굽이 낮게 흐르며 뭇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깃들게 하면서 ‘스스로 그러하게’풍광과 자연을 만드는 강물의 행행지도(行行之道)를 겸애(兼愛) 정신이라 사유하며 그 스스로 강물이 되어 간 과정을 담담히 담아냈다. 섬진 1경은 붕어섬, 2경은 구담, 3경은 장구목, 4경은 사성암, 5경은 왕시루봉, 6경은 평사리, 7경은 송림공원, 제8경은 무동산이다.

이 책은 섬진강 화가로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떤 물길 속에 변화해 왔는지 보여준다. 2000년대의 작품들이 서정적이면서도 거대하고 웅장한 섬진강의 생명력을 보여주었다면 지금의 그림은 더욱 소박하고 수수해졌다. 섬진강 600리 길을 “언젠가, 온몸이 아리도록 매서운 꽃샘추위를 안고 섬진강 강변을 종일토록 헤맸다. 나의 삶, 나의 존재라는 새삼스러운 화두를 잡고 물길 따라 걸어 다녔다” 작가에게는 추운 날 더운 날, 궂은 날도 없었다. 새벽의 강 풍경을 보려고 작은 불빛에 의지하여 산을 오르내리기를 수없이 했다 “강 언저리에 잠시 머무르려고 했던 것이 어느덧 25년 여 동안 강물에 붓을 적시게 됐다”

그가 들꽃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그리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의 시선은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해 있었다. 기꺼이 ‘바닥에 입술을 대고(개인전)’ 이 땅의 민중과 ‘낮은 이’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그가, 눈에 띄지 않는 들꽃에 손길을 내미는 것은 그의 인생을 비추어봤을 때 당연한 귀로일 것이다. 그의 그림은 화려한 기교를 뽐내거나 정교하게 자연을 모사하지도 않는다. 그림의 한 귀퉁이에서 자신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들꽃의 강인함과 그에 대한 애처로움, 사랑스러움이 작품마다 묻어난다. 더불어 그의 글은 들꽃을 대하는 것처럼 세상의 풍파를 견디는 사람들의 고된 인생살이도 어루만진다. 그의 그림처럼 강이 들꽃의 일부가 되듯이 인간이 서로의 일부가 되어 자신의 곁을 내어주고 어우렁더우렁 살아가는 것이다. 작가는 현재 한국묵자연구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묵자 사상의 핵심인 겸애(兼愛)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대동사회’를 일컫는다. 젊은 날 미술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온몸으로 맞서 싸웠던 혈투는 어느 날 섬진강의 작은 물방울을 발견하며 삶과 그림의 전환을 가져오게 되는데 작가는 이를 ‘다시 붓질’이라 표현한다.

작가가 앞으로 그려낼 역사와 사상으로서의 강의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이제 600리 섬진강은 버려라. 그리고 바다의 시원(始原)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자기를 버린 물방울은 강이 되어 바다의 시원으로 거듭나 강들의 유토피아, 대동세상(大同世上)일 바다에서 자유와 평화를 누릴 것이다. 왕시루봉은 섬진강을 젖줄 삼아 말없이 자양분을 나르고 있다. 백두대간을 적시며 더 높은 곳의 영산 백두산으로 향하리라”/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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