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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뚜껑 있는 날의 완(碗)

정진희

기사 작성:  이종근 - 2022년 05월 15일 13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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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온전히 믿어온 한 사람의 마음조차

맨발로

불 위를 걸으며

태워버린 날이었다



거미막을 헤치고 기억을 윤색한들

적심석 빈자리에 고이는 아침은

덮어도

들켜버리고

끝내 타지 않았던가



감춘다고 다 지울 수는 없는 법이어서

유장했던 전라를 왕궁리에 심은 자리

낮달이

수각집에 눌러 쓴

봄까치꽃 입춘방





* 뚜껑 있는 완 : 익산 왕궁리 출토 백제 최고 기술로 만든 유개완(有蓋碗)







정진희 작가는



동아일보 2017 신춘문예 시조당선

제13회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시조집 '왕궁리에서 쓰는 편지'(고요아침, 2020)

시집 '새벽강에 얼굴을 씻고'외 3권

현) 익산문인협회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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