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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 유적이 그대로…친환경·유기농의 고장

■강길선교수의 돌로미티 알프스 문명기: (7) 리버 델 가르다, 시르미오네
고대로마와 현대가 고묘히 융합되어
평화로움과 풍요로움이 넘치는 대표적인 도시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2년 01월 19일 14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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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



이탈리아는 개성의 나라이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에 따라 표현도 다양하게 하는 국가 중의 하나이다. 기원전후 로마 왕국이 지중해 지역을 제패하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닦은 것도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의 뒷받침되는 요소가 국부(國富), 나라가 부자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베네치아가 13~14세기에 세계무역의 중심지가 되면서 막대한 부가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귀족 가문들의 지원 하에 이 돈으로 예술가·과학자들이 예술과 기초과학을 서서히 꽃 피우는 이른바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여 현재 이탈리아의 역동성과 다양성 그리고 역사성을 갖춘 것이다. 다만 근래에 들어서 반도체·전자를 위시한 중화학공업과 기간산업이 침체일로에 있는듯하여 분발이 요구된다.

리버 델 가르다(Riva del Garda)는 트렌토에서는 30분, 베네치아에서는 1시간, 그리고 밀라노에서는 약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유럽 왕가와 귀족들의 전통적인 휴양지이다. 특히 18~19세기에 있는 유럽의 많은 부분을 통치하였던 합스부르크 왕족들의 가장 사랑받는 휴가지로서 가르다(Garda), 아르코(Arco), 토볼레(Torbole)현과 같이 경치와 풍광이 손에 꼽히는 곳이다.

베네토와 롬바르디아를 경계하며 둘레는 160km, 면적은 370km2, 최고수심은 346m, 너비 17.2km, 길이 51.7km에 이른다. 차로 둘러 보는데만 4시간 정도 걸릴 정도로 바다와 같이 큰 호수이다. 그만큼 볼 것도 배울 것도 많은 호수이다. 어찌보면 이탈리아 남단의 지중해를 옮겨다 놓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로마 시대의 유적이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고 전통적으로 친환경·유기농의 고장이기도 하다. 가르다 호수 주위의 사이클 도로 20선은 세계에서도 유명한 자전거 레포츠 도로이다.

가르다 호수(베나코, Benaco호수라고도 한다)는 돌로미티 알프스 산자락에 위치한 호수들 중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고 규모 또한 가장 크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셀 때에는 태풍이 지나가는 바다와도 흡사하다. 미주리나 호수(13회 소개예정)와 코모 호수(15회 소개예정)와 함께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호수이며 그 호수물의 맑기가 형연할 수 없이 맑다. 사파이어와 수정이 포말을 이루는 것과 같이 흩뿌리는 호수 주변의 잔잔한 파도, 백운암 절벽 아래 야생화들과 같이 자리 잡은 고색창연한 부두, 주위에 영어·불어·독어·이탈리어가 마구 섞이며 재잘거리는 아이와 청소년들의 유쾌함이 항상 묻어나는 최고급의 휴양지인 것이다.

리버 델 가르다에서는 고급 학회들이 연중무휴 끊임없이 열린다. 크지는 않지만 비교적 적당한 크기의 약 200~300여명의 엄선된 과학자들만이 모이는 학회가 많이 열린다. 오붓하게 필요한 그룹들 간의 토의, 기술 교류 그리고 자기 연구자랑에 여념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필자도 여러 차례 방문하였으며 열손가락 안에 꼽는 천하절경의 휴양지이다.

가르다 호수는 수천만~백만년 전에 고대빙하가 흘러가면서 백운암을 깍아, 길고 깊은 균열이 만들어져 현재의 절경을 만들었다. 가르다 호수로 들어오는 사르카(Sarca) 강물이 빙하 호수를 메워 투명하고 깨끗한 물이 바다처럼 채워져 있다. 호수주위의 부서지는 진한 에메랄드색의 햇빛이 비치는 호안, 산책을 부르는 호숫가, 플로라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맛보는 젤라또 등의 매력적인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게 한다.

이곳은 이탈리아를 여행한 수많은 작가에게 깨우침을 주었는데 괴테, 바이런, 지드, 릴케, 로렌스, 입센 등이 대표적인 유럽의 대문호들이다. 쿠바 하바나가 헤밍웨이, 포르투갈 마데이라섬이 버나드와 처칠 수상이라면 아마도 가르다 호수는 괴테일 것이다.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시인 중에 한명인 에즈라 파운드(Ezra Loomis Pound)가 20세기를 대표하는 소설 목록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율리시스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James Augustine Aloysius Joyce)를 가르다호수에 있는 자택에 이렇게 초청하였다. “나는 이곳에서 마치 집에 있는 것 같은 평화를 느끼고 있다네” 이렇듯 지난 수천 년의 역사와 같이 가르다 호수는 인간 삶에 있어서 많은 안정과 영감과 지혜를 주고 있는 것이다.

가르다 호수를 하루에 몇 차례 왕래한 유람선은 건넛마을 리모네(Limone)와 말체시네(Malcesine)를 연결해준다. 리모네의 어원을 라틴어로 Lime, 경계선이라는 뜻에서 왔는데 현재에는 과일 레몬의 뜻으로 변하여 이 마을의 대표적인 농산물로 노오란 레몬으로 되었다. 마을이 온통 레몬이다. 말체시네에는 고성(古城)인 스칼리제로(Scaligero)성과 로터리 와인공장으로 유명하다. 250년 전 괴테가 스칼리성을 지나가다가 너무 예뻐 스케치를 하다가 간첩으로 몰려 죽을 뻔한 일화가 있다. 현재 성내에는 괴테 박물관이 있다. 또한 동쪽에 높게 솟아있는 발도산(Monte Baldo, 해발 2,218m)은 패러글라이딩과 트레킹이 유명하다.

가르다에서 최남단 호수 끝쪽에는 시르미노네(Sirmione)가 있다. 우리에게는 비긴어게인3에서 박정현과 헨리가 버스킹한 장소로 가르다 호수와 함께 멋진 장면을 연출한 곳이기도 하다. 박정현의 My Way와 Ave Maria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고대 로마시대 시인 카툴루스가 호수에 자신의 시를 헌사한 곳으로 유명하다.

호수남단에 길쭉하게 돌출되어 바다에 곶처럼 호수중간에 돌출되어 가르다 호수의 부서지는 햇빛과 색채의 미를 더하고 있다. 온천과 시르미오네 성곽 등이 고대 로마의 흔적, 중세시대의 성, 고색창연한 궁궐, 귀족들의 거처, 고급진 과일 등이 북부 이탈리아의 형언할 수 없는 경관을 증폭시켜준다. 시르미오네는 베네치아에서 2시간 밀라노에서 2시간 그리고 트렌토에서는 1시간 10분 거리에 있다. 시르미오네로 향하는 도로는 정체가 일상화되어 있어서 교통체증이 없는 즉, 비수기 때에 관광할 것을 추천한다.

가르다 호수와 시르미오네는 고대 로마와 현대가 교묘히 융합되어 북부 이탈리아의 평화로움과 풍요로움이 넘치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다음호에는 몰베노(Molveno)와 이탈리아 와인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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