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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전라도 지역을 기반으로 크게 활동한 조각승 무염파(無染派)

전북 불교미술 알고보니

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12월 07일 14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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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염이 만든 완주 정수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무염파가 만든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청헌이 만든 완주 송광사 석가여래삼불상





전북에 남아있는 불상들 대부분이 조선 후기에 조성됐다. 남아있는 불상 1, 900여 점 가운데 17세기에 조성된 불상이 유난히 많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전국적으로 사찰 창건과 중건 등이 활발하게 일어났고 이 지역의 사찰들도 대부분 이 시기에 중건돼 불상 조성이 많이 이뤄졌다. 불상 조성 불사에 가장 주목할 인물은 무염 스님이다. 이 스님은 80여 명에 달하는 조각승들을 주도하며 조선 후기 불교 조각계를 이끌었다. 이 스님과 관련 학술대회를 한 번 이라도 가질 수는 없는 것일까.[편집자]



보물 제1853호 ‘완주 정수사(淨水寺)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1910년경 전주 위봉사에서 이안했다는 전언이 있다. 하지만 발원문에는 ‘全羅道 全州府○○’로만 기록되어 정확하게 원 봉안처는 알 수 없고 전주 일대의 사찰에서 조성된 것으로만 추측될 뿐이다. 이 삼존불상은 순치 9년(1652년)에 조각승 무염(無染)이 수조각승을 맡아 여섯 명의 보조 조각승을 이끌고 완성한 작품이다. 무염이 수조각승을 담당한 작품들은 1635년의 불갑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을 포함, 여러 지역에 다수의 존상들이 전하고 있으나 정수사의 아미타삼존상은 조형적인 면에서나 장대한 규모면에서 무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지금까지 알려진 무염 제작의 불상들 가운데 매우 우수한 불상으로 보물로 지정, 보존·관리하고 있다.

2019년 조계종 24교구본사 선운사가 대웅전 삼존불 점안식 겸 개금불사 회향식을 봉행했다. 개금한 불상은 보물 1752호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존불좌상으로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불이 함께 봉안돼 있다. 조선후기 대표 조각승 무염스님이 1633년 조성, 17세기 불상양식을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무염스님은 1630년대에서 1650년대까지 전라도 일원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조각승이다. 무염은 이후 주로 전라도와 강원도에서 활동하게 된다. 주로 벽암각성 스님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그는 선운사 비로자나 삼불상을 시작으로 1635년 영광 불갑사 대웅전 삼세불상, 1650년 대전 비래사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 1651년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아미타삼존불, 1652년 완주 정수사 극락전 아미타삼존상, 1654년 영광 불갑사 명부전 지장시왕상, 1656년 완주 송광사 나한전 삼세불상 등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보물 제1918호)은 1654년(효종5년)에 무염과 그 제자들이 조성한 작품이다. 그동안 제작연대 '문수사 창건기'(1758년) 및 1844년(헌종10년)의 중수기록 '문수사 중건기'(1843년)이 확실해 동시대 불상비교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돼 왔다.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중앙에 석가여래를 본존으로 좌우에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가 배치된 삼불형식이다. 석가여래좌상과 아미타여래좌상에서 발견된 발원문과 1756년의 ‘문수사창건기’ 편액, 1843년의 ‘고창현축령산문수사한산전중찬기’ 편액을 통하여 1654년에 조각승 해심(海心), 성수(性守), 승추(勝秋), 민기(敏機), 도균(道均), 묘관(妙寬), 승희(勝照), 승열(勝悅), 지문(智文), 신일(信日), 명조(明照), 경성(景性), 일안(一安), 처인(處仁), 원변(元辨 )등 15인의 조각승에 의해 조성된 불상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 연구의 중요한 기준자료이다. 석가여래와 약사여래, 아미타여래로 구성된 이와 같은 삼불형식은 임진왜란·정유재란 이후 황폐해진 불교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신앙적으로 크게 각광을 받았던 형식이다. 이 삼불상은 17세기 전반기 불상에 비해 양감이 강조되어 중량감이 있으며, 선묘는 비교적 깊이가 얕고 힘 있는 간결한 선묘를 구사했다. 이는 17세기 전․중엽경 전라도 지역을 기반으로 크게 활동한 조각승 무염파(無染派) 조각의 특징이다.

불상 조각을 주도한 수조각승 해심은 무염의 조각을 계승한 조각승으로, 이곳에는 그의 스승의 조각풍에 존중하면서 그가 추구했던 조각적 의지도 함께 담아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심은 1630년대 초반부터 스승 무염의 조각 작업에 보조 조각승으로 참여. 조각적 역량을 키웠으며, 1640년대 후반부터는 일군의 조각승을 이끌 수조각승으로 성장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문수사 석가여래삼불좌상은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수조각승 해심의 조각 작품 중, 완성도와 완결성 등을 두루 갖춘 작품이라는데 중요한 조각사적 의의를 가진다. 조성발원문을 통해 1654년이라는 제작시기, 벽암(碧巖) 각성(覺性), 회적(晦跡) 성오(性悟), 상유(尙裕)와 해심(海心) 등 제작주체와 조각승 등을 알 수 있어 17세기 불교조각사 연구에 기준자료이다. 이와 더불어 팔각대좌의 윗면에 1844년에 백파(白坡) 긍선(亘璇)의 증명으로 원담(圓潭) 내원(乃圓)이 중수화원으로 참여, 불상을 중수하였다는 묵서명을 남기고 있어 불상의 중수 과정을 이해하는 데도 유익한 자료를 제공한다.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은 1656년(효종 7) 만들어진 불상으로, 당시 제작된 나한상 중 수량과 규모면에서 가장 큰 작품이다. 참여한 조각승도 이에 걸맞게 30명 이상 참여하였고 이는 1622년 왕실 사찰인 자수사(慈壽寺)·인수사(仁壽寺) 불상 조성에 참여한 장인 인원수(조각승 13명, 야장(冶匠) 4명)를 능가하는 인원이 참여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작방식도 당시 유행한 목조와 소조, 채색 기법 등을 두루 활용하여 작가의 재치와 개성이 잘 드러나 있고 작품성도 뛰어나다. 나한상과 동자상을 일체형으로 제작한 작자의 창의성이 돋보이며, 이외 영산회상에 용녀헌주상의 등장은 유례가 드문 것으로, 이는 모든 중생의 성불(成佛)이라는 불교의 대명제를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실질적 사례로써 불교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 일군의 불상은 제작에 있어 수조각승 무염(無染)의 통솔 아래 조각승들이 1∼4명씩 분담해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참여 조각승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무염·승일파, 현진·청헌파, 수연파의 조각승들이 참여한 것으로, 이는 자수사ㆍ인수사 불사와 마찬가지로 17세기 대표적 승려 벽암(碧巖) 각성(覺性, 1575∼1660)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그 만큼 이 나한전 불사의 중요성을 가늠케 한다.

완주 송광사 불상은 조각과 더불어 개금·개채 작업 등 조각승과 불화승간의 협업 체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영역이 다른 화원들이 어떻게 협업관계를 구축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특히 발원문을 통해 확인된 조각승 단응(丹應)은 김천 직지사 사천왕상과 구미 봉황사 삼존상 등에서 송광사와 위봉사의 조각승으로 기록된 인물로서, 그가 경북·충북으로 활동영역을 확대하기 이전 송광사를 근거로 활동했음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자료이다. 따라서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은 송광사를 본산으로 활약했던 조각승들의 활동체계와 제작태도, 경향 등을 밝힐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에 있어 중요한 의의를 갖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완주 송광사 석가여래삼불상을 조성한 수조각승은 청헌(1626~1643)스님이다. 그는 1626년 법주사 비로자나삼불상 조성에 조각승 현진과 함께 2위로 참여한 이후, 1636년 구례 화엄사 대웅전 삼신불상을 비롯해 1639년 하동 쌍계사 불상, 1639년 고흥 능가사 석가여래삼불상, 1641년 완주 송광사 석가여래삼불상, 1643년 진주 응석사 석가여래삼불상 조성에 수조각승으로 참여했다. 그는 승일 및 법령과 함께 일군의 조각승을 이끌고 있었는데, 17세기 대형의 소조불상 조성에 참여한 조각승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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