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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음악 시대를 이끈 쇼팽의 삶과 음악


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09월 23일 14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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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낭만시대(지은이 송동섭, 출판 뮤진트리)'는 피아노 선율에 내성적 우수를 세련된 모습으로 담아낸 작곡가 쇼팽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와 주변 인물들이 살았던 시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쇼팽을 중심으로 그의 주위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화를 통해 그의 삶과 음악, 그리고 그 시대의 단면들을 들여다본다.

쇼팽은 40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피아노곡 200여 편을 작곡했고, 여류 작가 조르즈 상드와의 연애로 유명세를 치렀고, 파리에서 사망 후 그의 심장이 우여곡절 끝에 조국 바르샤바로 보내지는 등,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로 생을 장식한 점에서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에 버금갈 만큼 이야깃거리가 많은 작곡가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쇼팽의 삶과 음악을 낭만주의의 물결이 분출했던 그 시대의 관점에서, 그가 함께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살펴본다. 1810년에 태어나 1849년에 죽기까지, 쇼팽이 살았던 시대는 정치적으로는 전 유럽이 근대 시민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가던 혁명의 시대였으며 그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 변방의 약소국가와 민족들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분투하던 시대였다. 문예적으로는 기존의 틀과 속박을 깨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낭만주의의 기운이 힘차게 움직이던 시대였다. 쇼팽은 작곡가로서뿐만 아니라 최고의 피아니스트로서 낭만주의 음악을 만들고 이끈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였다. 쇼팽으로 인해 낭만주의 음악은 더 풍성해지고 깊어졌으며, 그의 죽음과 함께 낭만주의 음악도 서서히 빛을 잃고 저물어 갔다. 저자가 쇼팽의 삶을 들여다보며 특히 관심을 두는 부분은 쇼팽이 함께한 사람들이다. 젊은 나이에 가족을 떠난 쇼팽은 죽을 때까지 외로움과 향수를 깊이 느끼며 살았지만, 그의 곁에는 물심양면으로 그를 도와준 사람들이 늘 있었다. 그 사람들을 크게 나눠보면 가족, 친구들, 프랑스에 정착한 폴란드 동포들, 살롱을 구심점으로 한 유럽의 귀족들, 그리고 연인 조르주 상드이다. 태생적으로 병약한 몸, 고급 취향과 큰 씀씀이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 홀로 감내해야 했던 우울함, 그리고 큰 무대에 어울리지 않았던 그의 연주 스타일 등을 고려해보면, 쇼팽이 그런 취약함을 극복하고 그토록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낸 데는 그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폴란드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쇼팽은 폴란드에 이민 와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아버지 덕에 좋은 환경에서 자랐고, 그때의 인맥들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내내 쇼팽에게 소중한 버팀목이 되었다. 폴란드 내 정치적 혼란을 피해 프랑스로 옮겨온 폴란드 귀족들이 파리에서의 쇼팽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고, 쇼팽 역시 음악으로 불행한 조국에 힘이 되고자 했으니, 그렇게 만든 곡들이 그의 대표작인 폴로네즈와 마주르카였다.

이 책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쇼팽은 친구 복이 많은 사람이었던 듯하다. 쇼팽이 더 큰 세계를 향해 바르샤바를 떠날 때 친구들이 보여준 환송 의식만 보더라도 쇼팽이 친구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바로 느껴진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오로지 음악에만 자신의 속내를 토로한, 음악 자체가 그 자신일 수밖에 없는 쇼팽을 색다른 관점으로 느껴보는 길이자, 그의 낭만시대를 함께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길이다. 쇼팽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결코 알 수 없지만, 그의 음악에서 깊이 우러나는 그 내성의 원천이 무엇인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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