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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네가 거기서 왜 나와"

도심 곳곳서 출몰, “코로나19 옮기는 것 아니냐" 걱정
박쥐는 지금 겨울잠 잘 곳 찾는 중

기사 작성:  양정선
- 2020년 11월 25일 16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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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주의 한 아파트 방충망에 박쥐가 매달려 있다.



“너무 놀라서 ‘악’소리도 안 나더라니까요.” 전주 송천동에 사는 김모(여‧38)씨는 최근 창문에 날아든 생명체를 보고 공포에 떨어야 했다. 김씨를 놀라게 한 것은 아이 손바닥만 한 '박쥐'. 창문 한편을 차지한 박쥐는 방충망을 흔들어도, 옷걸이로 주변을 툭툭 쳐봐도 날아갈 줄을 몰랐다. 김씨는 “죽은 건가 싶은 마음에 가까이 가보니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며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왔다고 해서 건들지도 못하고 스스로 날아갈 때까지 사흘을 함께 살아야했다”고 토로했다.

김씨와 같은 후기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베란다 방충망에 하루 종일 달라붙어 있다가 다음날 사라졌다” “불쌍하면서도 코로나 때문에 무서웠다”등의 반응이다.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손님이지만 박쥐도 나름의 사정은 있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등에 따르면 전북지역 박쥐는 통상 11월부터 다음해 3~4월까지 겨울잠을 잔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동면기간에 변화는 있지만 보통 이 기간은 잠잘 곳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시기다. 도심 출몰이 잦아진 것도, 이달 들어 박쥐관련 신고가 급증한 것도 이런 이유다. 센터 관계자는 “발톱을 걸어 매달리기 쉬운 방충망 등은 겨울잠 잘 곳을 찾아 날아다니던 박쥐들에게 최적의 쉼터인 셈이다”며 “동면에 들 시기라 그런지 하루 평균 관련 신고가 수차례 들어온다, 오늘 오전에도 3건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에 따른 자연파괴 등도 박쥐를 도심으로 날아들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고 했다.

센터는 신고 사례 대부분이 박쥐 대처법을 모르거나,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한 것이라고 했다. 센터 관계자는 “국내 서식하는 박쥐는 뼈가 이쑤시개만큼 얇고 햄스터 보다 작은 크기도 있다”며 “겁이 많아 공격성도 낮고 연약한 개체라 스스로 날아갈 때까지 그대로 두면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해서는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가진 박쥐는 국내에서 찾기 어렵다, 직접 접촉만 피한다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다”고 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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