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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들풀, 약초나 푸성귀가 지천인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11월 25일 13시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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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귀와 호박잎(지은이 이이진, 도서출판 바람꽃)'은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꽃과 들풀, 약초나 푸성귀가 지천인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푸성귀를 길러 장에 내다 파는 할머니가 사는 그곳에는 “청산이 비치는 냇물”, “양수로 가득 싸인 아늑하고 촉촉한 달의 집”이 있는데, 봄에는 “민들레와 씀바퀴”가, 여름에는 “달맞이꽃이 피어”나고, “오래 머물던 개망초꽃이 아주 가버리면” “눈이 내린다”(푸성귀 할머니의 행성).

시인의 세계는 꽃과 들풀이 피고 지는 순서에 따라 계절이 바뀌는 자연 그대로의 시공간으로 『비 오는 날』이면 “산은 물안개 자욱하고 툇마루 앞 감나무 이파리 바람에 살랑”거리고 울타리 속 멧새들이 “얘들아, 우리 부침개 부쳐 막걸리 한잔 하자”고 재잘거리는 신화나 전설 속의 도원경과 진배없는 곳으로 묘사된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여성이라고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어서 때론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을 한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이란 고작 “단돈 만 오천 원짜리 생활한복”이고, 그걸 받아놓고 “흰 고무신을 신을까 / 깜장 고무신을 신을까”(모지란여사)를 고민하는 순박한 촌부村婦의 모습에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 시인은 그런 촌부를 ‘모지란 여사’로 호칭하는데, 굳이 그 이름을 한자로 병기倂記하여 ‘알을 품은 대지의 여신’이란 의미를 분명히 하려는 것은 불필요한 강조법이다.

이이진의 상상력과 어법은 독특하다. 특히 꽃과 풀 등 자연물이나 노인을 묘사할 때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시인은 무주군 안성면 금평리에서 태어나 전북대 한약자원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순수문학』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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