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지방자치 시험무대로 평가받는 김제시 금산면 원평리 동학농민혁명 집강소. 동학혁명기인 1894년 5월 전주성을 함락한 농민군과 조선 조정간 일종의 휴전협정(전주화약)에 따라 전라도 53개 군현에 설치된 집강소는 농민이 직접 통치에 참여하는 자치기구다./정성학 기자
■ 지방자치 부활 30년
①싹틔운 풀뿌리 민주주의
☞②미완의 과제 지방분권
③지방소멸 위기 그림자
④선출되지 않은 권력들

지자체 공무원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중앙정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읍소하고 있다. 다음해 국가예산을 편성하는 작업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한푼이라도 더 살림살이 재원을 따내려는 몸부림이자, 돈줄을 틀어쥔 정부에 밉보여선 안된다는 얘기다. 지방자치를 무색케 중앙정부가 여전히 전체 국민세금 80%가량을 거둬들어 지자체에 분배하는 중앙집권적인 재정운용 방식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시행 4년차인 자치경찰제 또한 무늬만 자치경찰이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경찰사무 일부가 지자체로 이관됐지만 핵심인 인력, 예산, 조직분야 권한은 여전히 중앙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지자체들은 종전의 국가경찰과 뭐가 다르냐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더는 자치경찰 시늉에 머물러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역사회 맞춤형 법규정 정비는커녕, 공무원 숫자조차 지자체 맘대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실정이다. 입법권, 조직권, 재정권 등 지방자치권 자체가 없거나 매우 제한적인 탓이다.
5.16군사 쿠데타로 중단된 지방자치가 되살아난지 30년, 1948년 제헌헌법을 근거로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77년, 동학농민혁명기인 1894년 전라도 곳곳에 자치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하고 지방자치를 시험한지 131년째 이루지 못한 미완의 과제다.
이렇다보니 중앙집권형 권력구조를 혁신할 지방분권형 개헌을 촉구하는 목소리 또한 확산하고 있다. 입법권, 조직권, 재정권 등 지방자치권이 제대로 보장된 진짜 지방자치를 해보자는 얘기다.
특히,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버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비상계엄 직후라 사회적 공감대와 함께 그 개헌 적기로 여기고 있다.
전국 지자체를 대표하는 4대 지방 협의체는 지난 2월 말 인천에서 지방자치 부활 30주년 맞이 모임을 갖고 이 같은 지방분권형 개헌을 거듭 촉구했다.
유정복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새로운 지방자치 30년을 시작하려면 지방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며 “전문가와 17개 시·도의 의견을 반영한 개헌안을 마련해 관철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성민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은 “지방 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면 정책지원 인력을 확대하는데 필요한 지방자치법 개정과 3급 신설 등 지방의회 사무기구 개선이 시급하다”며 조속한 그 이행을 촉구했다.
조재구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은 “진정한 지방시대를 완성하려면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은 물론, 지역간 재정격차 해소, 지역균형발전 재원을 확충하는데 필요한 보통교부세 확대와 제도 개편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현기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은 “지방의회가 입법역량과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대의기관으로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지방의회 사무기구의 불합리한 조직체계 개선과 의장의 조직권 확보 또한 선결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앞서 4대 지방 협의체는 2017년 여수 선언, 2018년 경주 선언, 2021년 울산 선언, 2022년 부산 선언 등을 통해 지방분권형 개헌 필요성을 설파해왔다.
“나라가 살려면 지방이 살아야 한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 또한 이 같은 말로 지방분권형 개헌 필요성에 한목소릴 냈다.
김 지사는 “지방이 겪는 구조적인 한계는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30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실용의 시간이다. 조직과 인사, 재정과 입법 권한을 과감히 지방에 넘겨야 한다. 또한 중앙은 광역에, 광역은 기초에 실질적인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래야만 지역이 스스로 활로를 설계하고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특히,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생각한다. 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며 그 당위성을 강조했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