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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길목]코로나19와 식량자급률의 함수관계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의 초라한 현실
농정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9월 16일 12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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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국회의원)



지난 3월 26일, 코로나 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열린 G20 정상회의.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취동휘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이동제한 조치로 국내외에서 식량의 생산, 가공, 유통 등에 즉각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5일후, WHO(세계보건기구), WTO(세계무역기구)의 사무총장도 식량의 가용성과 이동성의 불확실성 증대가 연쇄적 수출제한으로 이어져 글로벌 식량난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19발(發)식량위기론이다.

지난 4월 코로나19로 국제곡물시장에서 쌀 가격은 7년만에 최고치로 폭등했고,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자국의 곡물 비축을 위해 신규 수출 계약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도 지난 3월 모든 곡물의 수출을 제한했다. 코로나 19발(發) 식량위기가 현실화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코로나 19와 기후변화의 위기속에서 식량위기는 냉혹한 현실이 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컨설팅업체인 피치솔루션스는 세계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한국·중국·일본과 중동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라 전망했다. 주요 수출국이 식료품 수출을 제한해 가격이 상승하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이들 국가들은 식량 수입에 막대한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현실은 너무나 초라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6.7%이며, 곡물자급률은 21.7%에 불과하다. OECD 34개 회원국중 32번째로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목표 가격을 설정해 소득을 보전했던 쌀 자급률은 97.3%지만, 1인당 연간 소비량이 쌀의 절반을 넘어선 밀 자급률은 1,2%에 불과하고, 옥수수는 3.3%, 콩은 25.4%, 보리는 32.6% 수준이다. 밀은 제2의 주식이 되었음에도 국내 식용 밀 소비량 217만톤중 수립밀이 214만톤을 차지하고 있고, 국내 밀 산업은 생산·유통·가공·소비 전반에 걸쳐 기반 자체가 취약한 실정이다. 게다가 자급률이 낮은 곡물을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해외농업개발사업도 일부 사업이 폐기될 정도로 지지부진하며, 국제 곡물 수급 불안에 대한 대응체계도 미덥지 못하다.

물론 정부가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식량 및 주요 식품 자급률 목표치를 정하고 있고, 지난 2013년에는 2017년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의 목표치를 각각 57%와 30%로, 5년후인 2018년에는 2022년 식량자급률을 55.4%, 곡물자급률은 27.3%로 목표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목표치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데도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로나 19 발병 이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우려했던 만큼 세계적 식량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식량(Food)이 무기(Fire), 연료(Fuel)와 함께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3F로 불리고 있는 이유는 더욱 분명해졌다. 식량자급률이 120%를 넘는 미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190억 달러를 식품 공급망 유지와 식량안보 지원에 투입했으며, EU도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농업 및 식품부문에서 다양한 조치들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내년도 예산안에 우리밀 경쟁력 강화사업에 전년대비 426%가 증액된 179억원을 편성하는 등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정도로는 정부가 제시한 식량자급률 목표치 달성도 요원할 뿐더러, 고령화, 경지면적감소, 각종 기상재해와 가축질병 등으로 지속가능성까지 위협받고 있는 우리 농업의 현실을 생각할 때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코로나 19는 우리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산업생태계로의 변화다. 식량자급률 제고 등 식량안보 차원에서의 대책 역시 식량자급률 목표 계량화와 목표 달성을 위한 농업기반 점검, 종자은행 확보, 생산후 판로 확보 및 소비 증대 방안 등을 포함한 보다 장기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대책이어야 한다.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기술로 투명하게 관리되는 먹거리 신뢰 체계의 견고한 구축은 당연하다. 그래야 우리 농업의 미래가 있고, 식량안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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